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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벼리’를 놓치지 마라 ‘벼리’를 놓치지 마라 제문(祭文)이나 축문(祝文)은 항상 ‘벼리 維(유)’ 자로부터 시작한다. 이 글자를 무수히 쓰고 들었지만 그 뜻이나 쓰인 연유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다 돌연 궁금하여 사전을 찾아보았다. ‘維’의 훈인 ‘벼리’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한다'라 설명되어 있다. 그물을 조작하는 밧줄이라는 말이다. 오므렸다 폈다 한다고 하니 아마도 당초에는 투망 형태의 그물에 쓰였던 모양이다. 그 뜻을 알고 보니 '維' 자가 축문 등의 발어사(發語辭)로 쓰이게 된 연유를 대충 짐작할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인 '벼리'를 통해 제관의 정성을 축문으로 전하여, 인간과 귀신을 영적으로 잇게 하려는 정성스런 뜻이라 상정해볼 수 있겠다. 그물의 '벼리'.. 2021. 2. 11.
같은 일 다른 태도 일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하여 공자가서(孔子家語) 자로초견(子路初見)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 공자의 형에게 공멸(孔蔑)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복자천(宓子賤)과 함께 벼슬에 나갔다. 공자가 공멸 곁을 지나가다 물었다. "네가 벼슬을 하고 나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느냐?" 공멸이 답하였다. "아직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왕의 일에 얽매이니 배운 것을 익힐 수 없어 학문이 밝아지지 못하였습니다. 둘째는 봉록이 적어 묽은 죽을 끓여도 친척을 돌볼 수 없으니 골육들의 사이가 더 멀어졌습니다. 셋째는 공무에 쫓기다 보니 조문이나 병문안을 하지 못하여 친구 사이의 도리를 다하지 못합니다. 잃어버린 세 가지는 이러한 것들입니다." 공자는 마음이 안짢았다. ​이번에는 복자천 곁.. 2021. 2. 10.
[허성원 변리사 칼럼] #10 머뭇거리는 천리마는 노마보다 못하다. 머뭇거리는 천리마는 노마보다 못하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리마의 핵심역량은 빠름과 끈기에 있다. 그런 천리마도 달리지 않고 망설이고 있으면 느린 노마(駑馬)가 더디 걷는 것만 못하다(騏驥之跼躅 不如駑馬之安歩 _ 사기 회음후열전). 사나운 호랑이도 머뭇거리면 벌이 쏘는 것만 못하고, 순임금이나 우임금과 같은 뛰어난 지혜를 가졌더라도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으면 말 못하는 사람의 손발 짓만 못한 법이다. 아무리 뜻이 높고 능력이 뛰어나도 실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몽상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유독 의사결정이 더딘 기업들이 있다. 새로운 일을 도모할 때 내부와 외부의 담당자들이 온갖 사항을 조사 분석하고 빈번히 토론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애써 만든 보고서가 최종 결정권자의 책상에만 올라가면 기약 없이 잠을 잔.. 2021. 2. 7.
[경남시론] 강한 기업, 꽃뱀을 닮다 강한 기업, 꽃뱀을 닮다 꽃뱀이라 불리는 유혈목이는 실은 독사다. 알록달록한 무늬를 가진 모습이 위협적이지 않고 겁이 많아 독 없는 뱀으로 알려져, 짓궂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하였다. 앞니에 독주머니가 있는 보통의 독사와 달리 꽃뱀은 어금니 쪽에 작은 독주머니가 있다. 저장한 독의 양이 적은데다 어금니가 짧아 독은 주로 먹이를 먹을 때만 쓰인다. 그래서 꽃뱀에게 물려 위험하게 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일부 꽃뱀은 목덜미에 공격용 독주머니를 가지고, 위협을 느끼면 코브라처럼 목을 납작하게 하여 독을 분출한다. 꽃뱀은 원래 목덜미에 독을 생성하는 세포가 없다. 그 독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잡아먹은 두꺼비의 독을 모은 것이다. 게다가 독을 더 강하게 처리하여, 독성은 살모사보다 .. 2021.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