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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칼럼19

‘벼리’를 놓치지 마라 ‘벼리’를 놓치지 마라 제문(祭文)이나 축문(祝文)은 항상 ‘벼리 維(유)’ 자로부터 시작한다. 이 글자를 무수히 쓰고 들었지만 그 뜻이나 쓰인 연유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그러다 돌연 궁금하여 사전을 찾아보았다. ‘維’의 훈인 ‘벼리’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한다'라 설명되어 있다. 그물을 조작하는 밧줄이라는 말이다. 오므렸다 폈다 한다고 하니 아마도 당초에는 투망 형태의 그물에 쓰였던 모양이다. 그 뜻을 알고 보니 '벼리 유(維)' 자가 축문 등의 발어사(發語辭)로 쓰이게 된 연유를 대충 짐작할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인 '벼리'를 통해 제관의 정성을 축문으로 전하여, 인간과 귀신을 영적으로 잇게 하려는 정성스런 뜻이라 상정해볼 수 있겠다. 그.. 2021. 4. 8.
[경남시론] 공자는 '싱어게인'의 우승 순위를 이미 알고 있었다 공자는 ‘싱어게인’의 우승 순위를 알고 있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지지자知之者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 호지자好之者 불여낙지자不如樂之者) _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 최근 인기를 끌었던 오디션 방송인 ‘싱어게인’이 얼마 전에 끝났다. 출연하는 가수들의 가창력이 뛰어난데다, 출연자의 호칭을 익명의 숫자로 명명하여 게임과도 같은 흥미를 유발하였고, 거기다 각자 나름의 인생 스토리까지 재미를 더해주었다. 심사위원들의 진중한 경청 태도와 평가 내용도 좋았다. 특히 그들의 실감나는 리액션은 시청자들의 심리를 잘 대변해주었다. 최종 방송에서 순위는 30호 이승윤, 29호 정홍일, 63호 이무진이 각각 1위, 2위, 3위를 차지하였다. 누가 우승할 것인지 굳이 .. 2021. 2. 15.
[경남시론] 강한 기업, 꽃뱀을 닮다 강한 기업, 꽃뱀을 닮다 꽃뱀이라 불리는 유혈목이는 실은 독사다. 알록달록한 무늬를 가진 모습이 위협적이지 않고 겁이 많아 독 없는 뱀으로 알려져, 짓궂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하였다. 앞니에 독주머니가 있는 보통의 독사와 달리 꽃뱀은 어금니 쪽에 작은 독주머니가 있다. 저장한 독의 양이 적은데다 어금니가 짧아 독은 주로 먹이를 먹을 때만 쓰인다. 그래서 꽃뱀에게 물려 위험하게 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일부 꽃뱀은 목덜미에 공격용 독주머니를 가지고, 위협을 느끼면 코브라처럼 목을 납작하게 하여 독을 분출한다. 꽃뱀은 원래 목덜미에 독을 생성하는 세포가 없다. 그 독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잡아먹은 두꺼비의 독을 모은 것이다. 게다가 독을 더 강하게 처리하여, 독성은 살모사보다 .. 2021. 2. 4.
[경남시론] 소맷자락이 길면 춤이 아름답다 소맷자락이 길면 춤이 아름답다 야린 물미역이 아침 밥상에 올라왔다. 액젓장으로 쌈을 싸서 입에 우겨 넣는다. 입 안에 가득 찬 부드러운 감촉과 바다 향기로 행복감은 극치에 이른다. 이 건 거부할 수 없는 밥도둑이다.‘쌈은 사람이 자기 입을 속여먹는 방법’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이다(‘유배지에서 쓴 편지’). "단 한 가지 속여도 되는 일이 있다면, 그건 자기 입과 입술이다. 아무리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생각하여 입과 입술을 속여서 잠깐 동안만 지내고 보면, 배고픔은 가셔서 주림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니, 이러해야만 가난을 이기는 방법이 된다."라고 그 의미를 부연하셨다. 쌈은 거친 속재료 음식을 매끄러운 겉재료로 싸서 맛나게 먹도록 해주어, 힘든 시절 굶주림을 견디게 하는 삶의 지혜라 여기셨다.‘쌈.. 2020.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