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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22

[허성원 변리사 칼럼] #18 찌그러진 제기와 깨진 밥그릇 찌그러진 제기와 깨진 밥그릇 아들이 졸업을 앞두고 학교 기숙사에서 나올 때였다. 개인 물건들을 싣고 와야 하는데 아무래도 승용차가 좁다. 그래서 아들이 의자 두 개 중 상태가 나쁜 것을 버리자고 한다. 살펴보니 그 의자는 입학 때 샀던 것이다. 등받이가 좌우로 나뉘어져 있고 허리받침도 있어, 바른 책상 자세를 위해 다소 비싼 감이 있었지만 큰마음 먹고 사주었다, 역시 상태는 별로이다. 지저분하고 낡은 데다 등받이는 덜렁거린다. 공간이 부족하니 정말 버리고 가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아들의 체취가 수년간 배어있는 물건을 어찌 함부로 쓰레기장에 버릴 수 있나. 가만히 보니, 달아난 나사를 구해서 채우고 더러워진 걸 닦아내면 그런대로 쓸 만할 것 같다. 그래서 가져가야 한다고 우기며, 부득부득 이래저래 자세를.. 2021. 4. 11.
[허성원 변리사 칼럼] #17 수레를 높이려면 문지방을 높이게 하라 수레를 높이고 싶으면 문지방을 높이게 하라 구두닦이는 구두에서 그 주인의 인생을 본다고 한다. 변리사는 기업의 특허 현황을 보고 그 회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가늠한다. 특허는 기업의 핵심역량이기에, 주력 품목의 변화, 기업의 비전 혹은 시장지배력 등이 그곳에서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허는 기업의 창조역량이기도 하다. 특허출원의 추이를 보면 기술 개발에 대한 기업의 의지와 그 방향을 알 수 있다. 또 특허의 발명자들로부터 핵심 기술 인력을 파악할 수 있다. 발명자가 다양하면 그 회사의 집단창의력은 건강하다. 그런데 대표이사나 연구소장 등 소수의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면, 그들의 유고 시 그 회사의 창조력이 지속되지 못할 우려가 있어 불안하다. 집단창의력과 관련하여, 경영자들은 소속 연구원들의 열정이.. 2021. 4. 3.
[허성원 변리사 칼럼] #16 메타버스와 호접몽 메타버스와 호접몽 어느 날 장주(장자)가 꿈에서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는 즐거이 노닐면서 자신이 장주임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다 문득 깨어보니 엄연히 장주이다. 알 수 없구나. 장주의 꿈에 나비가 되었던가, 나비의 꿈에 장주가 된 것인가? 장주와 나비는 필경 분별이 있을 터인데, 이를 일러 ‘물화(物化)’라 한다. 장자 제물론에 나오는 ‘나비 꿈’ 즉 호접몽(胡蝶夢) 에피소드이다. 여기서 장자는 꿈과 현실의 혼동, 나비와 인간의 혼동을 ‘물화(物化)’라고 설명한다. 그러니 ‘물화(物化)’는 인간이 다른 존재로 변신하거나 다른 사물과 동화된 상태를 가리키는 듯하다. 혹은 현실이 아닌 다른 세상에 존재하며 활동하는 상황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런 ‘물화(物化)’의 신세계가 우리의 일상이 될 날.. 2021. 3. 25.
[허성원 변리사 칼럼] #15 여행은 결국 되돌아오는 것이다. 여행은 결국 되돌아오는 것이다. 주나라 목왕(周穆王, BC1000년경)에게는 목왕팔준(穆王八駿)이라 불리는 천리마 여덟 마리가 있었다. 그들은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는 절지(絶地), 새도 따르지 못한다는 번우(翻羽), 하룻밤에 수천 리를 달리는 분소(奔霄), 자신의 그림자마저도 추월하는 월영(越影), 빛을 따라잡는 유휘(踰輝), 빛보다 빠른 초광(超光), 구름을 타고 달리는 등무(騰霧), 날개가 달린 협익(挾翼)이다. 이 엄청난 천리마들은 아무나 몰지 못한다. 마침 주목왕에게는 천하 최고의 마부인 조보(造父)가 있었다. 주목왕은 팔준마가 끌고 조보가 모는 마차를 타고 서쪽으로 여행을 떠났다. 황하의 하백을 만나고, 곤륜산에서는 황제(黃帝)도 만나 많은 보물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는 곤륜산 정상의 천계에 .. 2021.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