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而/읽은책2019.07.14 13:06

박경리의 '일본산고(日本散考)' 중에서


오늘 아침에 박경리 선생(음력 1926년 10월 28일 - 2008년 5월 5일)의 일본산고(日本散考)를 전자책으로 사서 읽어보고 있다. 이 책은 선생이 돌아가신 후 일본에 관한 미발표 원고들을 모아 2013년에 발간된 것이다.

이 책의 제3부에서는, 일본의 우파 역사학자인 '다나카 아키라'가 1990년 8.15에 즈음하여 발표한 "한국인의 '통속민족주의'에 실망합니다"라는 글이 먼저 실려있다. 이 글은 '통속민주주의의 성행', '타자에게 얽메이는 한국인', '반일도 대중화 시대로', '사죄는 마음의 문제' 등의 소제목으로 한국인의 반일감정을 비판하였다. 다나카의 글에 대한 박경리 선생의 반박이 이어진다. 선생은 "일본인은 한국인에게 충고할 자격이 없다"라는 제목으로 실랄하게 반박하였다. 

그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여 옮겨본다.
(이 분의 글 어조는 베껴쓰는 훈련을 해보기에 참 좋은 대상이라, 캡처한 글 부분을 일부러 타이핑하여 입력해보았다.) 

~~~~~~~~~~~~~~~~~~~~~~~~~

- 어부는 어부의 말로 감정을 표현하고, 농부는 농부의 말로, 제각기 환걍과 지적 수준에 따라 자기 견해를 표명한다.
하기는 우리 민족 전부가 겸손하고 고상하고 객관적이고 했으면 오죽 좋을까마는 그렇지 못하다 해서 함구령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은 학자의 독점물이 아니며 사람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역사에 동참해온 것만큼 알 권리, 말할 권리는 있다.
설령 일부 지각없는 사람들이 우쭐해서 (일본에 대해) 과잉 표현을 좀 했다 하자. 그들의 천진한 자랑 때문에 일본의 땅 한 치 손실을 보았는가, 금화(金貨) 한 닢이 없어졌는가, 왜 그렇게 못 견뎌 할까. 그 같은 자랑조차 피해로 받아들이는 그들이고 보면 우리 한국의 천문학적 물심양면의 피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안이 벙벙해진다.



- 다소 GNP가 높아졌다 해서 벼락부자의 천박한 속성을 드러내는 행위라든가, 자랑스러움을 간직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가장 찬란한 올림픽을 치렀다는 우월감 따위는 깊이 경계해야 하리라 생각했다.
신(神)으로부터 선택받은 민족이한 고정관념 때문에 유대족은 그 우월감, 배타성으로 하여 오랜 세월 타민족으로부터 소외되고 박해받았고, 게르만 제일주의 나치스는 류 최대의 범죄를 남기고 붕괴했으며, 신국(神國)으로 망상한 일본 역시 최초의 원자탄 세례를 받았다.
자비(自卑)하는 것이 비천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월감의 과시도 비천한 것이며 해악적(害惡的) 요소인 것이다.
간혹 가다가 듣기도 하고 지면에서 보기도 하는 일등국민(一等國民)이라는 말은 본래 서구에 대한 열등의식에서 시작된 일본의 유치한 용어였었다. 나는 우리 국민들로부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역겨워 견딜 수 없었다.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일등국민이라는 말을 입에 올릴 적에 나랏일이 걱정스럽기도 했었다.


거칠 것 없이 남의 팔다리 잘라놓고 뼈 마디마디 다 분질러놓고 제 자신의 새끼손가락에서 피 한 방울 흐르는 것을 보는 순간 새파랗게 질리면서 “아파! 아파!” 하고 울부짖는 형국이다. 맙소사, 이런 정도를 못 견디어 하는 증상의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생각건대, “한
시절 전만 해도 조선인은 우리 앞에 우마(牛馬)나 다름없는 존재 아니었나. 이제 와서 제법 사람 노릇 한다. 도저히 보아줄 수 없군.” 그런 불쾌감도 있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에게서 문화를 조금씩 빌려 갔었던 무지하고 가난했던 왕사(往事, 지난일)로 하여 사무쳐 있던 열등감 탓은 아닐까. 한국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신이 나서 발 벗고 나서서 떠들어대지만 좋은 것에 대해서는, 특히 문화 면에서는 애써 못 본 척 냉담하고 기분 나빠하고 깔아뭉개려 하는 일본의 심사는 어제 그제의 일이 아니었다. 그 집요함을 도처에서, 사사건건 우리는 보아왔다.


“지각 있는 사람은 함부로 그런 말 하지 않았다”는 말을 보자. 자가당착도 이 정도면…… 미안한 얘기지만 그가 팔푼이가 아니라면 그는 우리를 팔푼이로 보았는가. 이보시오, 지각이 있어서 함부로 말을 하지 않았다고요? 함부로 말을 했다면 목이 남아 있었을까? 하기는 우리 민족 전부가 지각이 있었지. 살아남기 위하여. 지금은 총독도 없고 말단 주재소의 순사도 없다. 우리를 겨누는 총칼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 어째서 일본을 성토하면 안 되는가.


- 나는 젊은 사람에게 더러 충고를 한다.
일본인에게는 예(禮)를 차리지 말라. 아첨하는 약자로 오해받기 쉽고 그러면 밟아버리려 든다. 일본인에게는 곰배상을 차리지 말라. 그들에게는 곰배상이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상대의 성의를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힘을 상차림에서 저울질한다.” 
(* 곰배상 : 상다리 부러지게 차린 접대상)



- 몇 해 전의 일이다. 일본의 어느 잡지사 편집장이 내 집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때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것을 기억한다.
“일본을 이웃으로 둔 것은 우리 민족의 불운이었다. 일본이 이웃에 폐를 끼치는 한 우리는 민족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피해를 주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민족을 떠나 인간으로서 인류로서 손을 잡을 것이며 민족주의도 필요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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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매우 잘 작성된 글이기에 이후에 참고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전문을 옮겨 싣습니다.) 

김하늘 부장판사가 작성하여 판사 166명의 동의를 얻은 건의문 전문


<대법원장님께 올리는 건의문>

대법원 산하에 한미 FTA 연구를 위한 TFT를 구성해 주실 것을 간곡히 건의합니다.

존경하는 양승태 대법원장님께

최근에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찬반세력 사이의 대립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부각되었습니다. 그것은 이제 정치 논쟁의 범위를 넘어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한미 FTA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으로서 그 규범적 효력은 국내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조약이라고 할 것입니다.

외교통상부를 비롯한 찬성론자들은, 위 협정이 발효되면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통상 장벽이 해체되어 우리나라의 경제영토가 세계 3위로 올라서게 되고 경제시스템이 선진화되며, 그 결과로 대세계 무역수지의 흑자가 향후 15년간 연평균 27.7억 달러 증가되고, 35만 명의 고용이 창출되며, 소비자 후생수준이 321.9억 달러 증가하고, 실질 GDP가 5.66% 증가하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외교통상부, 한미 FTA 홈페이지, "무역한류로 가는 첫걸음, 한미 FTA" 및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에서 인용).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위 한미 FTA는 그 협상과정에도 문제점이 있고, 그 내용에도 여러가지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어 우리나라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이라고 주장하면서, 특히 그 중에서도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ISD 조항은 사법부의 재판관할권을 배제하고 이를 제3의 중재기관에게 맡기고 있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라고 주장합니다.

저희 판사들은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 역진방지조항(Ratchet),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등 몇 개 조항이 위 한미 FTA의 불공정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법률적인 관점에서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조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저희 판사들은 위 한미 FTA 중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ISD 조항이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라는 주장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 이른바 ISD 조항은 정부가 한미 FTA를 위반하여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 투자자가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이 아닌 세계은행 산하에 있는 ICSID라는 중재기구에 직접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이 경우, 국제중재는 3인으로 구성된 중재 판정부에서 단심제로 심리하는데, 중재인 3인은 투자자와 피소국 정부가 각각 1인을 임명하고, 분쟁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하여 의장중재인을 선임하되, 중재 제기 후 75일 이내에 중재 판정부가 구성되지 않으면 ICSID 사무총장이 제3 국적의 중재인을 직권으로 의장중재인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항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외교통상부에서는 위 ISD 조항은 외국인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최소한의 투자보호장치로서, 미국에 투자한 우리나라 기업의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며, 우리나라가 그동안 체결한 7개의 FTA 중 한-EU FTA를 제외한 다른 6개의 FTA에도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외교통상부, 한미 FTA 홈페이지, "ISD, 공정한 글로벌스탠다드"에서 인용). 그 이외에도 국내 재판관할권이 법원에 있다고 해서 당사자 쌍방이 동의하여 법원이 아닌 제3의 기관에서 중재를 받겠다고 합의하는 것은 사법주권 침해와는 관련이 없고, 한미 FTA 분쟁을 국내 법원에 맡기면 상대방에서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공정한 국제중재기관에 맡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 외교통상부 주장이나 다른 반론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아래와 같은 사항에 대해서는 우리 법원에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위 한미 FTA 자체가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의회를 통과한 이행법률만이 법률로서의 효력을 갖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위 이행법률을 보면, 일견 서로 상충되는 듯한 조항이 있어서 과연 정말로 미국에 투자한 우리나라 기업도 위 ISD 조항에 의하여 미국 연방정부나 주정부를 ICSID에 제소할 수 있는 것인지 보다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위 이행법률 제102조 (b)항을 보면, "주법의 규정이나 적용이 협정에 불합치하다는 점을 이유로 하여, 여하한 자 또는 상황에 대해서도 주법 또는 주법을 적용하는 것이 효력이 없다는 선언을 할 수 없다(No State law, or the application thereof, may be declared invalid as to any person or circumstance on the ground that the provision or application is inconsistent with the Agreement)"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c)항을 보면,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자도 협정 또는 그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근거로 청구권이나 항변권을 갖지 못하며, 법률 조항에 따른 어떠한 조치, 미합중국 또는 주정부의 부서, 기관, 기타 기구의 어떠한 조치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 그것이 협정에 불합치 한다는 이유로 소를 제기할 수 없다(No person other than the United States (1) shall have any cause of action or defense under the Agreement or by virtue of congressional approval thereof; or (2) may challenge, in any action brought under any provision of law, any action or inaction by any department, agency, or other instrumentality of the United States, any State, or any political subdivision of a State, on the ground that such action or inaction is inconsistent with the Agreement)"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위 이행법률 106조를 보면, "미합중국은 협정 제11.16.1(a)(i)(C)조 또는 제11.16.1(b)(i)(C)조에 의해 미합중국에 대해 제기되는 청구를 협정 제11장 제B관이 규정하는 ISD 절차에 의하여 의결할 권한을 가진다{The United States is authorized to resolve any claim against the United States covered by article 11.16.1(a)(i)(C) or article 11.16.1(b)(i)(C) of the Agreement, pursusnt to the Investor - Stste Dispute Settlement porcedures set forth in section B of chapter 11 of the Agreemen}"라고 그 문구가 다소 모호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행법률의 내용을 둘러싸고 반대론자들 중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 연방정부나 주정부를 직접 ICSID에 제소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표시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만일 미국 기업은 한미 FTA에 의하여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직접 ICSID에 제소할 수 있음에 반하여, 우리나라 기업은 미국 연방정부나 주정부를 상대로 직접 ICSID에 제소할 수 없다면, 그 자체로 불평등 조약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규정을 보다 자세히 검토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그 표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째, 어떠한 분쟁이 있는 경우 당사자 쌍방이 합의하여 법원에서 재판받지 아니하고 국제 중재 절차에 맡기는 것까지 사법주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위 한미 FTA에는 사전 동의 규정이 있어서 미국 투자자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ICSID에 제소하는 경우, 우리 정부가 무조건 이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앞으로 한미 FTA와 관련하여 어떤 내용의, 무슨 소송이 제기될지 모르는데, 이와 같이 일반적, 포괄적으로 중재 동의를 간주한다면, 이것은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미 FTA가 이른바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을 채택함으로써 명시적으로 유보된 분야를 제외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 시장에 대해 규율하고 있는 협정임을 상기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셋째, 우리나라가 칠레나 다른 나라들과 FTA를 하면서 이와 같은 ISD 조항을 수용하였다는 것과 미국과 FTA를 하면서 이와 같은 ISD 조항을 수용하는 것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ICSID는 세계은행 산하에 설치된 중재기구이고, 이 세계은행은 주지하다시피 1946년 미국이 주도하여 설치,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그 총재는 이제껏 수십년간 미국인이 맡아왔습니다. 그러니만큼 ICSID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중재 절차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중재인 3인 중 2인은 투자자와 피소국정부가 각각 1인을 임명하지만, 가장 중요한 의장중재인은 분쟁당사자들이 합의하지 못하면 결국 ICSID사무총장이 직권으로 의장중재인을 임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칠레나 다른 나라와 소송을 할 때에는 ICSID에서 나름대로 공정하게 중재 판정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소송을 하게 되면, 결국 케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의장중재인에 의하여 중재 판정이 내려지게 될 것인데, 과연 그 결과가 누구에게 유리할는지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ISD 조항은 우리가 FTA를 체결함에 있어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조항이 아니라옵션 조항입니다. ISD 조항에 의한 분쟁해결절차가 이와 같이 우리나라보다 미국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면,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 협상을 할 때 이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점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미국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ICSID에서의 중재라 하여 일방적으로 미국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반박자료로 2010년 말 기준으로 미국 관련 ISD는 총 123건으로 미국 기업이 제소한 사건은 108건, 미국 정부가 제소당한 사건이 15건인데, 미국 기업이 외국정부를 상대로 제소한 108건 중 미국 기업이 승소한 사건은 15건으로 승소율이 13.9% 밖에 되지 않고, 미국 정부가 제소당한 사건 15건 중에서 미국 정부가 승소한 사건은 6건으로 승소율이 40% 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위 "ISD, 공정한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인용).

그러나 위 자료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 정부가 제소당한 15건 중 미국 정부가 승소한 사건 6건을 제외한 나머지 9건은 계류중인 사건이어서,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미국 정부가 제소당한 사건에서는 미국 정부의 승소율이 100%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위 자료에 의하더라도 위 ISD를 이용하는 전체 제소자의 87.9%가 미국 기업이라는 사실은 위 ISD 조항이 명목상으로는 어떻든지 간에 현실적으로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합니다. 미국 기업의 승소율이 13.9% 밖에 안된다는 것도, 바꿔 말하면 그만큼 미국 기업들이 위 ISD 조항을 이용하여 소송을 남발하였다는 것이 될 수 있고, 일단 미국 기업에 의해 ICSID에 제소당하면 우리 정부는 비싼 미국의로펌 변호사에게 막대한 소송비용을 치르면서 원치 않는 분쟁절차에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몇 번 이러한 절차를 겪게 되면 우리 정부는 새로운 경제정책을 취하려고 할 때마다 미국 기업으로부터 소송을 제기당할까봐 눈치 보는 신세가 될 것입니다. 다소 거칠게 비유하자면, 미국으로서는 위 ISD 조항은 서부시대에 총잡이들이 차고 다니는 총과 같은 것입니다. 차고 다니기만 하면, 굳이 뽑지 않아도 일반인들은 총잡이 눈치를 보면서 피해가게 되는 것입니다.

넷째, 우리나라 사법부가 통상무역이나 한미 FTA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된 판결을 하지 못할 염려가 있어서 위 조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위 ISD 조항을 받아들인 우리나라 외교통상부 관료들 중에는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미 FTA 이행사항을 감독하기 위하여 양국의 협상대표로 이루어진 공동위원회가 설치되는데, 2011. 12. 4자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외교통상부는 최근 박주선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한미 FTA의 공동위원회가 내린 협정문 해석이 국내 법원을 구속하는지" 질의받고, "조약 체결 경위 등에 대한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법원은 공동위원회의결정 또는 해석에 이르게 된 근거나 판단을 상당부분 존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이는 마치 법률의 최종해석권한을 가지고 있는 우리 법원보다 위 공동위원회의 협정문 해석이 실질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는 표현입니다.

그렇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위 한미 FTA가 영문본과 한글본 합하여 전체 1,500페이지에 이르는 워낙 방대한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재판 업무에 시달리는 법관 개개인이 이에 대해 제대로 연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로 인하여 위 한미 FTA가 국내 법률과 동등한 규범적 효력을 가지고 우리나라 상품과 서비스 시장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법부 내에서 그 내용에 대해 충분한 법률적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일 한미 FTA가 비준, 통과되기 이전에 우리 사법부가 그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지금 사회적으로 독소조항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하여 법률적 차원에서 검토의견을 내었다면, 이와 같은 사회적 갈등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점에는 만시지탄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라도 저희 판사들은 대법원장님께서 대법원 산하에 한미 FTA 연구를 위한 공식적인 TFT를 구성하고 한미 FTA와 관련된 여러가지 법률적 문제점들을 검토하여 그에 대한 의견을 국민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미 FTA에 대하여 찬반대립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민들도 사실 그 내용에 대하여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법률의 최종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이와 같이 TFT를 구성하여 공식적인 검토의견을 낸다면, 그 결과가 어느쪽으로 나오던지 간에 국민들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부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는 법원은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만 규범통제를 할 권한이 있는데, 이와 같이 아직 발효되지도 않은 한미 FTA에 대하여 연구하고 그 검토의견을 낸다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먼저 한미 FTA는 국내 법률과 동등한 효력이 있는 조약으로서, 그 내용이 방대하고 통상교역이라는 전문적인 영역을 규율하고 있으므로, 비록 구체적인 사안이 계류되지 않더라도 법관들이 미리 그 내용을 연구하고 법률적인 문제점을 검토해 보는 것은 삼권분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은 명백합니다.

나아가 어떤 법률을 제정할 때, 그 법률을 적용할 기관인 사법부가 미리 법률에 관한 검토를 통하여 의견을 낼 필요가 있는 부분은 의견을 내는 것이 삼권분립에 어긋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껏 국회에서 심의 중인 각종 법률안에 대하여 대법원이 법률적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으며, 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삼권분립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미 FTA도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지닌 조약인데, 특별히 예외가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미국에서도 미국의 장례식장 사업에 투자한 캐나다 회사가 미국 주법원 판결이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수용 및 보상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ISD에 의해 제소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의 주 대법원장들이2004년에 미국 주 대법원장회의(Conference of Chief Justice, 약칭 CCJ)를 통하여 결의안을 채택해 "미국 무역대표부와 의회는 주 사법부의 사법주권과 법원 판결의 집행가능성 및 최종성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통상협정 조항만을 승인할 것과, 현존하는 통상협정들 아래에서도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 국민들과 기업보다 더 큰 실체적, 절차적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한다{State court leaders urge the US Trade Representative (USTR) and Congress to only approve trade agreements provisions that recognize and support the sovereignty of state judicial systems and the enforcement and finality of state court judgements and to clarify that under existing trade agreements, foreign investors shall enjoy no greater substantive and procedural rights than US citizens anf businesses.}"고 공식적으로 의견을 표명하였으며, 이후 미국 정부와 의회는 이를 받아들여 ISD 제도를 수정, 보완한 새로운 투자협정 모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삼권분립의 원칙이 가장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이와 같이 법원이 자유무역협정에 관하여 사법주권과 법원 판결의 최종성을 강조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있었고,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이를 존중하여 ISD 제도를 수정, 보완하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그러므로 저희 판사들은 대법원 산하에 한미 FTA 연구를 위한 TFT를 설치하여 한미 FTA가 우리나라 사법주권을 중대하고 심각한 수준까지 제한하고 있는지 여부를 연구, 검토하는 조치를 취하여 주실 것을 건의드립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연구 결과에 의하여 한미 FTA에 대한 사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적절한 과정을 거쳐 그 입장을 확립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대외적인 입장표명 여부를 검토하여 주실 것을 건의드립니다.

저희 판사들의 간절한 뜻을 깊이 헤아리시어 건의를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2011.12.7

건의문 대표 작성자 부장판사 김하늘

위 건의문에 대해서는 그 세세한 부분이나 표현에 있어서 다소 입장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건의문의 주된 취지 - 한미 FTA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사법권이 중대하고 심각한 수준까지 침해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법부 내에서 이에 대한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 에 대하여는 아래와 같은 판사님들이 의견을 같이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TAG FTA, ISD, 김하늘
學而2011.11.26 17:02

(우리 역사의 자부심을 전파하고 계시는 허성도 교수님의 강의는 여러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들을 때마다 다른 감동을 받는다.
인터넷에서 뒤져보니 강의 내용을 거의 옮겨놓은 듯한 기사를 발견하게 되어, 언젠가 다시 보고 싶을 때 보려고 여기 옮겨 둔다.
허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변리사로서 그리고 공학자로서 우리 선조들의 수학과 과학에 관하여 좀더 깊이 연구해보고 싶게 되었다. 머잖아 팔을 걷어부쳐볼 생각이다.)


“삼국시대에 방정식 계산, 왜 국사 시간에 안 가르치나”

[중앙일보 김수정]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1400여 년 전 우리 선조들의 수학 수준은 어땠을까.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지금 소 2마리와 양 5마리를 팔아서 돼지 13마리를 사면 1000전이 남고, 소 3마리와 돼지 3마리를 팔아서 양 9마리를 사면 금액이 딱 맞아떨어지며, 양 6마리와 돼지 8마리를 팔아서 소 5마리를 사면 600전이 모자란다. 소·양·돼지의 값은 각각 얼마인가.”(今有賣牛二羊五 以買十三豕 有餘錢一千, 賣牛三豕三 以買九羊 錢適足, 賣羊六豕八 以買五牛 錢不足六百. 問牛羊豕價各幾何.)

눈에 익은 3차 방정식 문제다. 신라시대 산학자들의 교재 가운데 하나인 『구장산술(九章算術)』에 실려 전해온다. 이 문제에는 “방정식으로 풀어라. 소 값은 1200전, 양 값은 500전, 돼지 값은 300전(‘術曰:如方程, 答曰: 牛價一千二百, 羊價五百, 豕價三百’)”이라는 답이 달려 있다.

허성도(60) 서울대 중문학과 교수. 각종 CEO 포럼과 지자체 교양강좌를 통해 한국역사 재발견의 메시지를 던지는 한학자다. 허 교수의 강의에 청중은 “정말 그랬나?”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그러면서 특강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 강의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서울대 연구실을 찾았다.

“300년 후, 오늘날 대한민국의 역사를 쓴다고 합시다. 이렇게 쓸 수 있죠. ‘서울역을 비롯한 전국의 역에 극빈자들이 넘쳐나는데, 정부는 구휼미를 내주지 않았다. 비참했다. 청년 실업은 심각했다’. 또 어떤 사람은 딴판으로 쓸 것입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들었다. 국민은 단군 이래 최고로 풍성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둘 다 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옛 역사를 부정적인 면, 문제점 위주로 배웠습니다. 우리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삼국시대 조상들이 방정식과 삼각함수·원주율을 터득했고, 일식 계산도 독창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중문학과 교수가 왜 한국사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허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지인 경주에서 불국사와 석굴암을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분명 물리학, 수학이 발달했을 것’이라는 영감을 떠올렸다. 훗날 대학원에 다닐 때였다. 일본 역사서를 보다가『구장산술』이란 중국 수학책이 삼국시대에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왔다는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중국 유학길에 『구장산술』 책부터 구해서 봤죠. 서양 학문으로만 알고 있던 수학의 내용들을 이미 삼국시대 우리 선조들이 터득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문이 전공이니, 우리 사료를 번역하고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에 매진하면서 역사를 천착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역사의 진실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죠. 국사학자가 아니니까, 정치사보다 문화·과학·사회제도 중심으로 우리 역사를 봤습니다. 긍정의 역사 말입니다. 로마사만 화려한 게 아닙니다.”

허 교수는 조선 왕조 500년을 보는 시각부터 교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조선은 505년 만에 망했다. 망한 이유가 뭔가’를 가르치고 배웠습니다. 이유는 네 가지, 즉 사색당쟁, 쇄국정책, 반상제도, 성리학의 공리공론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달달 외웠죠. 이 중에 ‘3가지를 답하라’고 하면 쇄국정책을 뺐습니다. 다른 나라의 왕조가 600년, 700년을 간 데 비해 조선만 500년 만에 망했으면 그 원인을 연구하는 게 맞죠. 그러나 세계사 연대기를 봅시다. 조선은 500년간 이어진 유일한 나라입니다. 당연히 그 저력을 연구하고 알리는 게 맞죠.”

백제·신라, 일식 정확하게 예측
-그런 사실이 왜 교과서엔 실리지 않았을까요.
“정치사 중심으로 역사를 봤기 때문입니다. 문화사·과학사·법제사·인권사 이런 것을 연구하고 알려야 하는데, 정치 중심의 역사를 배우고 그게 다인 것처럼 여기게 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삼국시대라고 하면 싸우는 장면만 머리에 연상되잖아요.”

-최근 인기를 끈 TV드라마 ‘선덕여왕’을 보면 일식을 예측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삼국사기 신라 애장왕 2년(801년) 기록에 ‘壬戌朔, 日當食, 不食’이란 구절이 나옵니다. “임술 초하루에 일식이 당연히 일어나야 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솔직한 기록이죠. 일식·월식을 정확히 계산하는 ‘오폴처 표’에 따르면 그날 일식이 있었습니다. 관측을 제대로 못 했을 뿐입니다. 백제 위덕왕 19년 기록엔 “十九年 秋九月庚子朔 日有食之”(19년 9월 경자 초하루 일식이 있다)라고 돼 있는데, 오폴처 표 계산에 의하면 한반도에서 관측되는 일식이 있었습니다. 중국에선 관측이 어려웠고, 중국의 기록에도 없습니다. 백제의 독자적인 일식 관측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죠.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것 아닙니까.”

-중국의 것을 전수받은 것이라며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있지 않나요.
“나는 ‘우리가 최초’라고 강조하지 않습니다. 조선시대 과학자 이순지(1406~1465)는 ‘지구는 둥글다’고 얘기합니다. 여러 문명권에서 그런 개념들이 나왔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둥글고 땅은 사각형이라는 게 보편 진리로 여겨지던 시대, 음기가 강해져 월식이 생긴다고 하던 시대에, 그는 월식을 설명하면서 ‘지구의 그림자가 달에 지는 게 월식인데, 사각형이면 그림자가 직각이어야 한다. 그림자로 볼 때 지구는 둥글다’고 주장합니다. 또 조선 국왕은 동짓날 중국에 조공 사신을 보냈는데, 달력을 얻으러 가는 게 주목적이었습니다. 이순지가 세종의 지시로 들여온 이슬람 음력 달력 ‘회회력(回回曆)’을 우리 위도에 맞게 조정합니다. 중국보다 35년 앞섰습니다. 당시 달력을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중동 지역과 중국·조선밖에 없었습니다. 한국과학사협회에 따르면 1400년대 수학과 시간 개념에서 조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문화는 원래 주고받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우리 것으로 소화해 발전시키고 향유했느냐입니다. 지금 우리가 선진국에서 습득한 컴퓨터기술을 발전시켜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을 보유하고 전자제품을 수출하지 않습니까. 조상의 과학 DNA가 축적돼 있는 덕택이지요.”

허 교수는 이어 김석문(1658~1735)과 홍대용(1731~1783)으로 이어지는 과학적 업적을 소개했다. 김석문은 『역학도해』를 통해 지전설(地轉說)을 주장하고, 태양과 수성·금성·달·화성·목성·토성의 크기를 측정했다. 홍대용의 『주해수용』에는 오늘날 중·고교 수학 문제들이 그대로 나온다. “구체(球體)의 체적이 6만2208척이다. 구체의 지름을 구하라” “하루에 토성은 2분을 가고, 목성은 5분을 가며, 화성은 35분을 간다. 각 별의 1주천(周天)을 구하라”는 식이다.

합리적 시스템이 조선의 힘
조선 왕조가 500여 년간 이어진 것은 합리적인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에 가능했다는 게 허 교수의 진단이다. 또 하나는 백성의 힘이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25년에 한 번씩 민란이 일어납니다. 구호는 나의 이익이 아니고, 사회의 부정 부패를 규탄하는 거죠. 민란이 일어난 뒤 국고(國庫)가 쭉 불어납니다. 부패가 줄었기 때문이죠. 그 뒤 다시 민란이 일어나는 사이클이 신기하게 돌아갑니다.”

-옛날에 보통사람의 인권은 어땠는지요.
“세계에 자랑할 인권 개념이 있었습니다. 세종은 노비가 출산하다 죽는 일이 잦자, ‘산후 100일 휴가에 더해 사전에 한 달 휴가를 줘야 한다’(『세종실록』 12년 10월 19일)고 했습니다. 4년 뒤에는 ‘노비의 남편도 아내가 출산하면, 만 30일 뒤에 일하게 하라’(『세종실록』 16년 4월 26일)며 일종의 육아휴직제를 시행했죠. 비슷한 시기에 노예를 대하는 유럽의 인권개념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가끔 사극을 보면 ‘저 여인을 하옥하라’고 한 다음, 곤장을 치는 장면이 나오죠? 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귀양 가는 장면도 있고요. 『추관지(秋官志)』엔 70세 이상 노인은 유배 보내지 않고 여자는 장형에 처하지 않는다고 규정해 놓았습니다. 여성의 경우 장형 자체가 여성성을 모욕한다고 본 거죠. ‘15세 이하 청소년과 70세 넘은 노인은 사형죄가 아니면 구속하지 아니한다’고 했습니다. 행려병자가 죽어도, 반드시 사인을 알아내고 묻었습니다. 지방에서 보고가 올라오면, 형조에서 억울한 죽음이 아니었는지 밝혀내라고 다섯 차례나 재지시해 결국 살인범을 잡은 기록이 나오죠. 물증주의를 엄격히 지켰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500년 실록을 가진 나라는 우리밖에 없습니다. 왕조실록은 왕도, 신하들도 보지 못하게 했습니다. 전쟁 중에도 쉬지 않았고, 나라가 망할 때까지 기록했습니다. 조선이 망해도 한반도의 역사, 이 땅에서 살아가는 후손들의 역사는 유구하다는 역사관을 갖고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이걸 교훈 삼아 더 강한, 멋있는 나라를 만들어라’는 취지 아니겠습니까.”

-우리 사료는 어느 정도 번역됐는지요.
“조선 472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왕의 비서실 회의록인 『승정원 일기』, 역대 왕의 언행을 적은 『일성록』 등은 엄청난 국가 자산입니다. 이를 포함해 30만 건의 기록물이 있지만, 번역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우리의 진실된 문화사·수학사·과학사·법제사를 찾아내려면 각 분야의 전공자 가운데 한학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서당 한문만 하는 사람들은 전문 분야에서 막히죠. 국가와 기업이 인력풀을 양성해야 합니다. 『동의보감』 말고도 얼마나 사료가 많습니까. 연구하다 보면, 에이즈 치료제도 발명할 수 있을 겁니다. 인권·사회제도를 제대로 연구하면 우리 역사도 세계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코리아 브랜드를 올리는 첩경이죠. 이젠 그럴 만한 국력을 가졌습니다.”

허성도 교수는
1949년생. 서울대 중문학과 졸업(박사) 뒤 충남대·서울대에서 가르쳤다. 국내 최초로 한국사 사료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일부를 CD롬에 담았다. 99년 『삼국사기』 번역본·원문 CD를 무료 보급했다. 자신의 중국어 입문 강좌(basicchinese.snu.ac.kr)와 어법 강좌(vod.snu.ac.kr/wbi/wbi_total/2008_2/chinese_grammar/) 동영상을 무료로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서울대 강의 일부는 국민 누구나 들을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서울대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봉사”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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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도 교수의 자랑스런 우리 역사  (1) 2011.11.26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 강사 : 전성철 IGM 이사장
* 일시 : 2009. 2. 17
* 장소 : IGM

- 예고 없이 닥친 위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필요한 지식, 노하우, 리더십 습득

- 위기를 만난 대다수의 기업은
        결과적으로 무죄로 되더라도 사실상 파산하는 경우가 많다.
        예) 삼양라면(1989) 우지파동, 도투락 불량만두, MB증권의 소고기 파동
- 위기를 만나다고 해서 모두 파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회로 전환-> 이미지 강화의 찬스 : 타이레놀, 취영루

- 위기관리의 Flow : 이 Flow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단계에 회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위기 수습 가능
        사건에 대한 정보
        -> 언론 보도 및 소문
        -> 이해관계자 정보 습득 및 반응
        -> 각자의 견해(여론) 형성
        -> 각자의 결정에 영향
        -> 회사의 운명에 영향

- 이해관계자
        모든 커뮤니케이션 대상 : 
                내부 : 직원, 주주, 경영진, 이사회, 가족
                정부 : 검찰, 경찰, 해당 부처...
                공공 : 언론, 소비자, 시민단체, 지역사회
        직원들의 모든 행동이 커뮤니케이션 : 전화 응대 태도 등
        모든 이해관계자는 재판관이다
                BAD GUY  or
                GOOD GUY In Misfortune

        * 위기관리의 목표!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GOOD GUY In Misfortune"이라는 판결을 받아내는 것

- 첫 24시간이 승패를 좌우한다.
        최초의 조치 : 입의 단일화 -> 대변인 선정
                직원들에게 대한 메시지 : 상황설명, 회사의 의지 표명, 용기와 희망, 정보 누수 방지 요청, 창구단일화 지침
        공식입장 표명
                객관적 상황 -> 사죄 -> 회사의 의지(보장)
        보도자료 
                기본적 상황 정보 -> 회사의 조치(희생자, 가족, 핫라인..)
        위기관리팀 구성 및 수습활동
                원인제거 및 확산, 재발 방지
                긴급조치(의료, 후송, 안전)
                현장질서 확보
                관계기관 연락(구호 목적)
                전 직원에게 행동 가이드라인 제시
                사고처리 긴급 핫라인 설치

- 위기관리의 6대 요소 : T.A.C.S.I.N.
        Team : 팀장(리더심, 판단력), 위기관리 실무 담당, 커뮤니케이션 담당, 사실관계 책임, 변호사..
        Action : 해야할 것과 하지말아야 할 것 구분하여 적절한 조치
                어디까지 공개하고 CEO가 언제 출현..
        Communication 
                충분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불가항력적 요소, 회사의 기여 등)
                대외, 대내 : 적극적 및 체계적으로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마라 : or No Comment
        Story : '사실'에 기초. 논리성과 신빙성을 무잔하여 의사를 정확히 전달가능. 기억하기 좋다. 관련자료 필요
                사실관계 파악 -> 사실관계의 구성 -> 논리 개발 -> 행후 대책 및 대 국민 메시지
        Intelligence : 정보수집 : 위기관리의 핵심
        Negotiation : 이해관계자(끝)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學而/읽은책2009.02.08 16:48
- 최인철_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
                                                  - Benjamin Barber, 사회학자 -

* 프레임 :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
            문제를 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음자세, 세상에 대한 은유. 고정관념.

          '핑크대왕 퍼시 이야기'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접근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은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예)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는가?' vs '담배 피는 중에 기도를 해도 되는가?'

          "행복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이다. 행복은 대상이 아니라 재능이다" - 헤르만 헤세

* 상위 프레임과 하위 프레임
          상위 프레임은 'Why'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은 'How'를 묻는다.
          상위 : 이 일이 왜 필요한지 그 이유와 의미, 목표를 묻는다, 비전을 묻고 이상을 앞세운다.
          하위 : 그 일을 하기 쉬운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니, 성공 가능성..
                   궁극적인 목표나 큰 그림을 놓치고 주변의 이슈를 좇느라 에너지를 허비.
          그래서 상위 프레임은 No보다는 Yes가 많고, 하위 수준의 프레임을 가진 사람은 그 반대이다.
          "철수가 영희에게 꽃을 준다"
                    -> 하위 : 가격, 수량, 크기, 종류 등에 포커싱..
                    -> 상위 : "철수는 영희를 사랑한다". "철수는 로맨틱하다"

          => "지혜의 핵심은 올바른 질문을 할 줄 아는 것이다." - '존 사이먼'

* 접근 프레임과 회피 프레임
          "실수를 한 적이 없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 '앨버트 아인슈타인'
          접근 프레임 : 성공에 의해 얻어지는 보상을 주목  -> 용기, 도전, 변화 추구
          회피 프레임 : 실패와 그에 의한 처벌에 주목. -> 안주, 방어적, 자기 보호

* 소유와 존재
          "To Have or To Be" - 'Erich Fromm'
                    산업화로 인한 물질적 풍요가 가져오는 폐해를 지적하고 소유의 삶에서 존재의 삶으로 옮겨갈 것을 강조
          사회심리학자 Van Boven의 실험 ㅡ 200년11월 20~60대 1200명
                    '자신의 행복을 위해 구매한 물건을 한 가지만 골라라!'
                              경험재(콘서트티켓, 스키여행..) : 57%
                              소유재(보석, 옷, 전자제품..) : 34%
* 비교프레임 
          동메달이 은메달보다 행복?
                    92년 하계올림픽 시상식 장면 분석 : 행복 점수 동메달 7.1. 은메달 4.8
                              선수들의 주관적 행복 점수 : 동메달 : 5.7, 은메달 4.3
* 자기중심 프레임
          심리학자들은 '자기'를 '독재정권이라 부른다. 
          '자기'라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는 순간 삶의 여러 면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몰입의 즐거움 Finding Flow"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어(Mihaly Csikszentmihalyi)는 
          사람들이 어떤 일에 깊이 몰입하여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이 없어지는 상태를 '플로(flow)'라 부르고,
          플로 상태가 행복과 성취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정신병리학자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자기 자신과 관련시켜 해석하는 경향성이야말로
          정신 건강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많은 심리학 연구들은 '자기'에 대한 지나친 생각이 남들과 자기 자신의 잦은 비교를 야기함으로써
          결국 행복을 저하시킨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자기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지혜는 우리에게 이런 자기중심성이 만들어내는 한계 앞에서 철저하게 겸허해질 것을 요구한다.

* 현재 프레임
          과거와 미래가 왜곡되는 이유
          과거는 현재의 관점에서만 질서 정연하게 보인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내 그럴 줄 알았지'라고 외치며 자신의 똑똑함을 자랑하거나 합리화하는 어리석음을 법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현재가 만들어내는 미래의 장미빛 착각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 또한 반드시 갖춰야할 지혜로운 습관이다.
          - 이미 일어난 '결과'들로 둘러싸인 현재는 과거를 예측가능한 곳으로 보게 한다.
          - 미래에 할 일에 대한 '의지'로 둘러싸인 현재는 미래를 실제보다도 낙관적으로 보이게 한다.
         
*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
          빅토르 프랭클(Victor Frankl)
                    "한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는 있지만, 한 가지 자유는 빼앗아 갈 수 없다.
                     바로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삶에 대한 태도만큼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자유이다."
          
         - 의미중심의 프레임 : 상위, 존재, 경험..
         - 접근 프레임 : "해보기나 해봤어?"
         - "지금 여기" 프레임 : 현재를 '준비기'라고 여기는 습관을 배제. 현재는 희생의 대상이 아니라 'Savoring'대상
         - 비교프레임을 버려라
         - 긍정의 언어
         -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 체험 프레임으로 소비하라
         -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 위대한 반복 프레임(습관)을 연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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