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 3배의 법칙


찻집에서 건너편의 젊은이가 다리를 떨어댄다. 심히 거슬린다. 다리 떨면 복 나간다는데. 저리 떨면 복이 털려나가지 않을 도리가 없을 거다. 이처럼 말과 행동의 겹친 뜻 때문에 억울하게 금지당한 행동들이 적지 않다. 특히 밥상에서 말아먹거나, 엎어먹거나, ()어먹거나, 털어먹으면 혼난다. 그 행위와 연결된 말의 부정적인 의미를 저어한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한다. 함부로 방정맞은 말을 내뱉지 않도록 말 습관이나 섣부른 예단을 조심해야 한다. 가끔 어설피 내뱉은 말이 기가 막히게도 현실이 되기도 하고, 죽음, 이별 등을 애절히 노래한 가수가 노랫말과 같은 운명에 처하기도 한다.

'말의 힘'은 늘 체험된다. 작은 좋은 말 한 마디에 가슴 가득 행복하다가, 회의 중의 김빠지는 한 마디에 온몸의 힘이 쭉 빠져 한나절을 망칠 때도 있다.

'말의 힘'을 실제로 증명한 연구결과가 있다. '로사다(Losada) 비율'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로사다 교수는 600개 기업의 회의록을 분석하고, 기업의 흥망을 가름하는 팁핑포인트 숫자 '2.9'를 발견하였다. 긍정적인 언어가 부정적인 언어보다 '2.9'배 이상인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였지만, 그 이하인 회사는 쇠퇴를 면치 못했다는 결론이다. 조직이 부흥하려면 조직 내의 긍정적인 언어가 부정적인 언어싀 약 3배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좋은 말 3배의 법칙'이라 부르기로 하자. 건강한 조직의 비결은 이처럼 단순하다. 좋은 말을 나쁜 말보다 3배 더 하면 된다. 그러면 기업은 성장하고, 가족은 화목하며, 나라는 살기 좋게 될 것이다.

이왕이면 이를 강제하는 법을 만들어 버리자. 정치인이든 누구든 부정적인 말을 내뱉으면, 긍정적인 말을 3배 이상 더하여 스스로 희석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세상의 언어를 오염시킨 자가 그 정화를 책임져야 옳은 법이다. 그러면 이 세상에 넘쳐나는 증오과 대립의 말들은 사랑과 화합의 말로 희석되어, 제법 숨 쉬고 살만한 세상이 오지 않겠는가.

'나쁜 말의 징벌적 3배 배상법'의 도입이 시급하다.

[경남신문 191009 일자 촉석루]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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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


내가 나가는 한 모임에서 회비에 여유가 생겨 그 여유 자금을 의미 있게 쓰고자 의논을 했다. 이에 누가 금배지를 제안했다. 금배지를 달고 다니면 소속감과 자부심이 높아질 것이라 여겨, 대다수가 동의하고 시행되었다. 그런데 비싼 물건이니 분실이 우려되었다. 그래서 동일한 디자인의 모조품을 만들어 함께 나눠주었다.

좀 지나고 나니 내가 옷에 단 것이 진품인지 모조품인지 헷갈렸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진품은 소중히 잘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다른 회원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비싼 금배지는 어두운 상자 속에 갇혀지게 되고, 자부심과 소속감을 고양시켜야 하는 그 본래의 기능은 모조품이 대신하여 진짜인 양 번쩍거리며 세상을 활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을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라고 하고, 그레샴의 법칙이라 부른다. 비싼 재료의 화폐(양화)와 싼 재료의 화폐(악화)가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함께 유통되면, 양화는 사라지고 악화만이 통용되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사람들은 당연히 실질 가치가 높은 것은 소장해두고, 가치가 낮은 것을 남에게 줄 때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모임에서 금배지가 사라지고 모조품만이 통용되는 이유를 매우 잘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없다’, ‘기껏 가르쳐 놓으면 금세 다른 데로 가버린다’ 등의 이야기를 경영자들로부터 자주 듣는다. 좋은 인재가 귀하고, 귀한 인재를 용케 뽑아도 지키기 힘들다는 말이다. 조직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인력이 필수적인데, 그들을 잡아두지 못하는 조직이라면 성장은 차치하고 존속조차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감지되면 조직 내의 악화의 존재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인재가 떠나는 조직에 들어가보면 그들을 못 견디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들, 즉 악화가 반드시 여기저기에 널려있다. 불통의 상관, 허황된 비전, 교만한 경영자, 만연된 게으름, 변화에 대한 저항, 파벌 다툼, 부도덕, 부실한 실적 평가 등.

혹시 귀 조직이 악화의 소굴은 아닌가? 본인이 대표 악화일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경남신문 191001 자 촉석루]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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