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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경영 리더십

[펌] 재미가 경영이념인 회사 '카약', '주사위' 던져 월급주고.. _조선비즈_120908

by 허성원 변리사 2012. 9. 9.

'주사위' 던져 월급줬더니… 직원들 '열광'

'잡식성기업' 카약의 성공비결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이 회사 참 굉장하다. 온통 ‘재미’로 무장된 회사다. ‘카약(カヤック)’이란 회사 이름도 처음엔 가혹한 환경에서 침몰하지 않는 에스키모 카약에서 비롯됐다더니 나중엔 창립자 3인방의 이름에서 따왔다며 뒤통수를 친다. 웃음 넘치는 기업 카약의 성공 비결을 살펴보자.

정보기술(IT)부터 음식업까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카약의 설립 주체는 괴짜 3인방이다. 1998년 학창시절 친구 3명이 자본금 3만3000엔의 합작회사로 문을 열었다. 이후 1999년 7월7일에 7가지 오리지널 서비스를 배포하면서 사업기반을 다졌다. ‘777카약 페스티벌’의 시작이다. 그리고 2005년엔 주식회사로 변신했다. 2006년부터 회사 연혁은 부쩍 늘어난다. 본격 성장이다. 수많은 인터넷 관련 서비스가 사업화됐고 제휴·매각·합병되며 자본금과 함께 활동반경이 넓어졌다. 입소문이 나면서 입사경쟁률은 급등했다. 동시에 매출도 급성장했다. 2005년 120만엔에서 2011년 23억1600만엔으로 매년 2배씩 커졌다.

상식 파괴는 본사 위치부터 시작한다. 본사는 카마쿠라(鎌倉)에 있다. 도쿄 도심에서 지하철로 1시간 떨어진 거리다. 회사가 밝힌 이유는 “바다와 산과 절(신사)이 있기 때문”이다. 황당하다. “우리가 좋다는데 어쩔 것인가”라는 투다.

카약은 ‘24시간 놀고 24시간 일하자’라는 독특한 노동 시스템을 갖고 있다. 놀아도 창의적으로 놀라는 얘기다. 월급 하나를 주더라도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숫자를 기준으로 준다. 재미가 최고의 기업운영 철학이라는 생각에서다. 사진은 본사 모습.
스마일월급·주먹월급 등 급여 체계 독특
카약의 유명세는 이상하고 독특한 사내 제도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월급시스템이다.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힘이 솟는 멋진 제도’를 다룬 커버스토리(2011년 8월1일)에서 이 회사의 임금체계를 ‘멋진 복리후생’의 성공사례로 꼽았다. “월급을 주사위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자칭 ‘주사위월급’이다. 스스로 “세계에 유래가 없는 독특한 구조”란다. 월급 전날 전체 직원이 모여 주사위를 던져 결정한다. 주사위월급은 기본급에 +α가 붙는 형태다. 기본급에 주사위 숫자를 곱한 금액이 플러스돼 지급된다. ‘기본급×주사위숫자(%)=월급’의 구조다. 기본급이 30만엔인데 숫자로 6을 얻었다면 월급은 31만8000엔(30만엔+1만8000엔)이다. 반발은 없다. 요행수가 정하는 금액 자체가 작아서다. 그래서 ‘재미’다. 대신 얻은 게 웃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월급보다 본인이 원하는 일이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주의다.

‘스마일월급’도 있다. 비용부담 없이 직원기분을 띄워주는 기발한 발상이다. 지급액은 제로다. “일의 즐거움을 돈만으로 재는 게 불합리할뿐더러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보수도 월급이 되지 않을까”라는 시도였다. 구조는 간단하다. 누군가가 매월 다른 이를 평가하는데 그때 장점만 거론한다. 이게 ‘열심히 일해 감사월급’, ‘프로젝트의 수고월급’, ‘사장의 관록월급’, ‘주변을 편하게 해주는 오로라월급’ 등의 타이틀로 급여명세에 기재된다. 모든 직원이 열람하는 칭찬의 값어치가 스마일월급인 셈이다. 0엔이지만 결코 0엔이 아닌 스마일월급의 힘이다. 한편 ‘주먹월급’도 있는데 이는 스마일월급의 반대 개념이다. 칭찬 후 지적하면 화내기 힘들 것이라는 인간특성에 착안한 0엔짜리 월급 항목이다. ‘야채월급’도 있다. 자사농원(덮밥전문 레스토랑 사업부)에서 키운 신선야채를 월급과 함께 나눠주는 형태다. 보유한 농원에서 파종·수확을 도와준 사원에게 지급한다. 많으면 다른 동료직원에게도 분배된다. 야채월급은 복리후생 차원의 급여제도다.

회사를 제대로 이해하자면 ‘카약스타일’을 알 필요가 있다. 카약스타일이란 경영이념을 실천하는 회사의 판단잣대이자 행동기준을 지배하는 일종의 규칙이다. 동시에 남들이 카약이란 회사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다. 크게 7가지다. △‘무엇을 할까’보다 ‘누구와 할까’ △카마쿠라 본사와 떠나는 지사 △주사위월급과 스마일월급 △만화(漫畵)같다 △양이 질을 낳는다 △브레인스토밍 △감사 등이다. 하나같이 기발하기 짝이 없다. 누구를 중시하는 건 인간·업무적인 매력을 높일 필요성이다. 신뢰관계의 구축으로 “서로 존중하는 동료만 있다면 뭐든 상관없다”는 게 카약의 본질이다. ‘만드는 사람’이 90% 이상이니 이들을 중시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카마쿠라 본사와 떠나는 지사’도 독창성이 대단하다. 전혀 다른 공간에서 지내고 싶다는 보통 샐러리맨들의 바람을 떠나는 지사로 실천했다. 공간문제보다 더 중시하는 건 ‘24시간 놀고 24시간 일하기’다. 지리조건보단 일할 각오·의지를 높이 산다. 때문에 노는 과정에서 일의 힌트를 얻고 일하는 중에 인생을 즐기는 아이디어를 강조한다. 언제 어디에 있든 중요한 건 철학과 의지일 뿐이다. ‘떠나는(여행) 지사’는 인터넷만으로 어디서든 일한다는 전제 하에 기간을 정해 사무실을 이동해 보는 제도다. 1년에 2~3개월 정도 국내외의 일하고 싶은 장소에 임시사무실을 설치한다. 지금까지 하와이·이탈리아·베트남 등에 설치해봤다. 본사를 시골 구석에 잡은 이유와도 동일하다. 여행지는 어디든 상관없다. 일단 사무실을 몇 개월 빌려놓고 사원들이 돌아가며 색다른 경험을 맛본다. 길 경우 1개월 이상 머무는 직원도 있다. “전체 직원이 닭장의 닭처럼 빽빽한 고층빌딩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기에 먼저 도전해보는 것”일 뿐이다. 운영 결과는 합격점 이상이다.

카약에서 웃음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기업문화다.
‘24시간 놀고 24시간 일하자’
‘그건 만화다운가’라는 카약스타일은 좀 색다르다. 몇 개의 선택지로 고민스러울 때 카약사원이 자문자답하는 키워드다. 가능한 한 있을 수 없는(불가능) 것을 실천하고자 하는 게 포인트다. 남과는 다른 길의 선택이다. 황당해도 좋다. 차라리 그런 편이 낫다. 누구든 “멋지다”는 얘기를 듣고 싶은데 그게 카약사원이라면 “굉장히 만화 같다”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대단한 칭찬이다. ‘양이 질을 낳는다’도 카약스타일이다. 전제는 천재가 아닌 범인(汎人)이다. 천재야 작품 하나로 이름을 떨치지만 대부분은 그렇잖다. 평범한 사람이 남과 다른 독창적인 뭔가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이때 범인이면 범인다운 방법론에 몰두하자는 게 ‘양 > 질’의 사고방식이다.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반복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즐거운 반복이다. 반복 이유는 실패 때문이다. 실패하기에 도전 횟수에 무관하게 양을 고집한다. “범인이 천재를 목표로 하는 유일한 길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의 입버릇 중 하나는 ‘브레인스토밍’이다. 집단발상의 회의 방법이다. 매일 브레인스토밍을 이유로 집단논의가 펼쳐진다. 회사는 이를 원동력으로 본다. 만들어진 대부분의 서비스가 여기서 도출됐다. 운영원칙은 두 가지다. 상대를 긍정하고 부인하지 않는다는 것과 질보다는 양을 우선하는 것이다. 마법의 단어인 ‘감사’는 마지막 카약스타일이다. 감사한다는 건 상대방만을 위한 게 아니다. 본인을 위한 단어다. 감사하지 않을 때조차 감사란 단어를 내뱉으면 그 효과는 커진다. 말을 내뱉는 순간 감사란 단어가 지닌 마법이 펼쳐져서다. 스스로 변하기 때문이다. 예외는 없다. 속는 셈치고 한 번 해보면 누구나 느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감사를 사회에 퍼뜨리고자 만든 서비스가 ‘탱스(Thanks)’다. 일종의 기부서비스다. 2011년 3월 도호쿠(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를 위해 모금활동도 진행했다. 감사 마음을 입력하면 회사가 건당 39엔씩 계산해 의연금으로 기부한다.
독창성 발현제도는 이 밖에도 많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 제도로 불리는 독특한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먼저 만화명함이다. 사원이라면 본인 얼굴을 모티브로 한 만화 형태의 명함을 지닌다. 회사가 개별직원을 개성적인 독립존재로 인정한다는 메시지가 내포됐다. ‘Creative’ 휴가제도는 매년 3월9일에 주어지는 ‘뭔가’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휴가다. 뭔가를 만들어내는 작업에 감사하고 그 즐거움을 진작하고자 고안됐다. 퇴직자를 위해서는 카약사원 전직명함과 추천장(스마일월급명세와 동료추천장 등)을 선물한다. 전직할 때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퇴직 이후에도 회사가 그를 응원한다는 상징이다. 1월과 6월 전체 사원이 사장 입장에서 회사의 모든 것을 면밀히 검토하는 ‘전원 사장합숙’도 재미나다. ‘카약검정’이란 것도 있다. 회사이념과 기업문화를 배우는 차원의 독특한 시험제도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그렇다면 카약의 사업모델은 무엇일까. 하나같이 기발하고 톡톡 튄다. 소소한 고객마저 놓치지 않겠다는 발상을 녹여낸 특화서비스가 즐비하다. 서비스가 끝난 것까지 포함하면 수백 개에 달한다. 크게는 △소셜 게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인터넷서비스 △신규사업 △음식사업 △출판사업 등이다. 오프라인도 공략대상이다. IT회사인데 음식사업까지 도전장을 냈다. ‘돈부리 카페 다이닝 볼스’와 ‘스마일도그’가 그렇다. 식당운영에는 곳곳에 재미가 포진한다. 용기바닥에 당첨글자를 써넣어 다 먹은 뒤 그 글자가 찍힌 그릇이면 가격을 깎아주는 식이다. 식당콘셉트는 몸에 좋은 음식제공이다. 사원이 매일 먹는 것처럼 신경을 써 첨가물을 넣지 않고 야채 위주로 식단을 짰다. 그래서 야채농장까지 운영한다. 야채농장에선 일반인의 가족체험이 가능하며 식당에선 요리교실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기획부터 편집까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체현된 출판에도 2011년 출사표를 던졌다. <똥 연산> 등 아동수학책을 필두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소소한 직원 아이디어가 사업 원천
카약의 경영이념은 유명하다. 일반포털인 구글·야후 등에 검색어 ‘경영이념’을 입력하면 제일 먼저 뜨는 정보가 카약의 경영이념이다. 회사 홈페이지엔 별로 상관도 없는 다른 회사의 수많은 경영이념까지 일일이 소개한다. 자신감이다. 임직원의 복리후생에도 각별한데 직원 기숙사가 대표적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고급 별장지역인 본사 인근에 기숙사를 만들어 제공한다. 1층에 만화서재를 두고 칸칸이 만화책으로 가득 채웠다. 인턴을 포함해 회사입사를 원하는 이들에게 단기체재(3개월)를 전제로 할 경우 무료로 빌려준다. 계절마다 다양한 파티가 열리는 곳도 여기다. 본사 근처로 이주를 원할 경우 일정비용을 회사가 부담한다.

회사는 ‘재미’를 대놓고 강조한다. 회사타이틀에조차 ‘재미’란 단어를 빠트리지 않는다. 회사라면 법인격이 있게 마련이다. 카약은 주식회사다. 1998년 합자회사로 창업한 후 2005년 주식회사로 갈아탔다. 하지만 회사타이틀 앞에 붙는 법인격은 ‘재미(面白)법인’이다. 스스로 회사를 이렇게 ‘재미법인’으로 부른다.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자칭 ‘재미법인’의 완성을 위해 3단계 스텝을 설정했다. ‘카약멤버의 재미난 근무→주변에서의 재미인정→주변이 재미나도록 도움’ 등의 3단계다. 1단계인 재미난 일하기를 위해선 좋아하는 일(천직)을 찾는 게 먼저다. 아니면 일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재미전파는 2단계다. 원래 본인이 재미있다는 사람치고 재미난 이는 별로 없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 재미를 확신하자면 독창성이 필수다. 독창성은 도전근거이자 전파도구다. 실제 포털에서 ‘재미난 회사’를 치면 검색 1위는 카약이다. 이게 반복되면 3단계인 주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학동기 3명, “재미난 일에 승부 걸자” 공동창업

카약은 3명의 도원결의로 만들어졌다. 셋은 하나같이 독특한 캐릭터의 소유자다. “기존 잣대로는 이해하기 힘든 특이한 인물들”로 카약스타일을 제안·완성한 주역들이다. 동업인데도 회사설립·운영에 불협화음이 없다. 스스로가 “기발한 발상으로 재미나게 일하며 기존 관념을 깨는 회사운영·사회공헌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상하리 만큼 특이한 지향점마저 똑같으니 부딪칠 일이 없다. 게다가 20대에 만난 대학동기들이다. 인터넷 1세대답게 정보기술(IT)에 혼이 빼앗긴 이들 3인방은 학창시절부터 “뭔가를 함께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오키나와와 중국 등에 함께 합숙을 가며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등 젊은 창업열기를 한껏 불태웠다. 창업 3인방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최고경영자(CEO)인 야나사와 다이스케(柳澤大輔)는 ‘의외로 끈질긴 인물’로 평가된다. 직원들에게선 카약스타일의 체현비율 100%를 자랑하는 멋진 CEO이자 인생선배로 거론된다. 1974년 홍콩 출생으로 명문사학인 게이오대에서 환경정보학을 전공했다. 이후 강사를 할 정도로 공부에 열중했다. 소니 통판부서에서 2년 정도 샐러리맨을 했다. 카약스타일을 소개하는 책을 5권 썼으며 명강사로 이름이 났다. 각종 미디어에 재미나게 일하는 방법 등에 대해 노하우를 전달 중이다. 고교시절 취미로 마작을 즐겨했는데 이게 훗날 CTO와 인연을 이어줬다.
가이하타 마사노리(貝畑政德)는 기술책임자(CTO)다. 사실상 카약의 핵심적인 사업모델을 주관하는 브레인이다. 기술개발 총괄담당답게 하루를 둘로 나눠 철저히 지키는 걸로 유명하다. 특이한 라이프스타일의 고수다. ‘24시간 놀고 일하기’를 이끌며 취미와 근무가 어떻게 상호시너지를 내는지 몸소 확인시켜준다. 이 사람에겐 노는 게 일하는 것이고 일하는 게 노는 것이다. 1974년생으로 고교시절 역시 마작과 럭비를 즐겼다. 마작 때문에 CEO와 친해졌다. 게이오대 출신으로 대학에서 데이터베이스 등의 연구를 진행했다.

쿠바 토모요시(久場智喜)는 3인방 중 최고령자다. 카약의 돈벌이 중 하나인 수탁업무(CBO)를 이끈다. 카약이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물로 일컬어진다. 그가 있기에 조직원이 안심하고 좋아하는 일에 빠질 수 있다고 한다. 그를 ‘보호자 겸 구세주 겸 교주’로 부르는 이유다. 1971년 오키나와 출생으로 의학부에 들어가고자 3수를 했다. 이후 게이오대 환경정보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양미술과 사상사에 흥미가 깊다. 미국 방랑 시절엔 뉴욕에서 골동품을 팔며 시각을 키웠다. 육체 개조에 성공해 한겨울에도 티셔츠만으로 지내는 인물이다.

댓글1

  • 조현주 2013.03.07 11:08

    천재도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다른 기업들과 같이 목표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면 일에 대한 흥미보다는 의무감이 앞서기 마련인데, 재미를 최우선으로 직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일하는 열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대단한 회사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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