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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

고래꿈을 꾸는 새우 '로아메드' 메디카에 가다

by 허성원 변리사 2022. 11. 20.

고래꿈을 꾸는 새우 '로아메드' 메디카에 가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의료기기 전시회 MEDICA에 다녀왔다. 11월14일부터 나흘간 개최된 이 전시회는 총 39,000평의 엄청난 전시 면적에, 세계 73개국에서 약 7천개 기업이 참가하였고, 그 중 우리나라 기업도 310개에 이른다. 나는 (주)로아메드의 공동 대표로서 최임철 대표와 함께 참석하였다. 로아메드는 무통 채혈침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서, 경상남도와 김해의생명센터의 후원을 받아 참가하게 되었다.

로아메드가 개발한 제품은 란셋 즉 채혈기이다. 당뇨환자가 매일 공복시 혈당체크를 위해 혹은 병원 등에서 혈액검사를 위해 채혈을 하여야 한다. 채혈은 침으로 손끝이나 귓볼을 찔러서 적은 양의 피를 얻는 과정이다. 이때 침이 피부를 찌르는 따끔한 통증을 피할 수 없다. 환자에 따라서는 이 통증을 매우 불편해하거나 두려워하기도 한다. 로아메드의 채혈기는 그 통증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줄였고, 사람에 따라서는 아픔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조작을 원터치로 쉽고도 간편하게 하였고, 한번 사용된 바늘로 인한 2차 감염의 위험이나 재사용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방지하였다.

이 제품으로, 로아메드는 올해 9월2일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오상헬스케어와 독점거래 계약 조인식을 거행하고, 상당한 선수금을 받아 양산 준비에 돌입하였다. 지난 11월10일에는 상공회의소/BNK 주관 스타트업 페스티벌에서 우수 스타트업으로 BNK은행장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국내에서 제품에 대한 호평은 많이 받았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은 우리 눈으로 확인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로아메드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감당해야할 경쟁 환경을 파악하는 한편, 우리 제품을 널리 퍼뜨려줄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기 위해,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였다.

이하에서 4일간의 전시회에서 느낀 단상들을 두서없이 적어본다. 의료산업을 전체적으로 통찰하여 논할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전시회에서 개인적으로 겪고 느낀 단상들을 나름 정리하였다.

"여행의 진정한 목적은,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는 눈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나흘간 전시장을 다부지게 휘젓고 다녔다. 거의 절반 이상의 시간을 다른 전시 부스를 둘러보는 데 썼다. 워낙 넓은 곳이라 하루에 걷는 걸음 수가 2~3만보에 이르러 무릎에 적잖이 무리가 올 정도였지만 보아야 할 것이 많아 멈출 수 없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남못지 않다 생각했는데도, 여기 와서 사회 초년생처럼 온갖 것을 새로이 보고 배우며 내 견문의 일천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 다양한 기술 다양한 비즈니스로 꽉 차있다. 내 경험과 상상으로 족히 가늠하지 못하는 경지와 영역이 있었다.

의료 산업은 가히 기술의 종합 예술이라 할만하다. 의료 분야의 온갖 주변 소모품이나 스포츠, 재활 등의 영역에서부터 진단과 치료의 영역에까지 확장된다. 거기다 뇌과학, 4차 산업, 심리학, 심지어는 인문학의 학문 영역에까지 미친다. 기본적으로는 의학과 생명공학을 기초로 하여, 기계, 전자, IT, 재료, 화학, IT, 미래학 등 모든 기술과 학문이 섞이고 어울어져 인간생명의 존엄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비즈니스 노력이 바로 의료산업인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의료산업의 전시회는 온갖 다름과 그 다름들의 어울어짐이 충만한 황홀한 곳이다. 

대형부스들은 로봇, IT, AI 등의 최신 고급 기술들이 적용된 의료기기 분야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고급 기술이 서로 융합되면 큰 가치를 창출한다. 고급 요리사가 고급 재료를 써서 만든 음식은 응당 비싸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술의 다양성과 그 다양성의 융합이야말로 새로운 해결책이고 창의력이며, 기존에 없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가치의 도약을 가져온다.

기술뿐만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삶의 다원성과 상대성을 인식하는 능력을 지혜라 부른다. 그 지혜는 세상을 보는 눈이 새로워졌을 때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니 편협을 버리고 겸허한 포용의 새로운 눈을 가져야만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음을 전시회는 웅변으로 가르침으로 준다. 이 전시회 참가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참가자들도 새로운 눈을 갖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복숭아씨가 몇 개인지 누구나 알 수 있지만, 그 씨 속에 복숭아가 몇 개인지는 누가 알겠느냐’

영화 '나랏말싸미' 중의 대사다. 한 사람의 잠재력을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섣불리 재단할 수 없듯이, 전시회의 크고 작은 부스를 겉보기로 가벼이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전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보이는 부스가 너무 많다. 어쩔 수 없이 눈에 띄거나 일부러 관심을 갖는 일부 부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건성으로 대충 훑어보고 지나치게 된다.

그럴 때 드는 생각이 있다. 저 하나하나의 부스마다 얼마나 많은 아픔과 눈물, 열정과 성취가 있었을까. 다들 소설 같은 스토리를 품고 있을 것이고, 나름의 비전으로 많든적든 여러 사람의 삶을 떠받치고 있을 것이다. 저들의 구구절절한 속사정을 일일이 다 들어보고 우리의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함이 아쉬웠다.

마찬가지로, 우리 같은 초라한 부스의 신생 기업이 어떤 복숭아를 가지고 있고, 그 복숭아가 얼마나 많은 복숭아를 수확할 지 누가 알아주겠는가. 그런데 첫날의 우려와 달리 날이 갈수록 방문객이 늘어나고 그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초반에는 아랍, 인도, 나이지리아 등의 바이어들이 방문이 있었으나, 사흘째부터는 독일과 유럽의 방문객이 늘었다. 심지어는 동료들을 데리고 재차 방문한 사람도 있다.

중동 지역의 비즈니스맨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들에게서 두바이 인구의 거의 절반 정도가 당뇨환자라는 말을 들었다. 두바이가 그렇다면 중동 전체로 확장해서 보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식습관 때문이다. 그런 중동은 우리가 우선적으로 공략해야할 마케팅 타겟이 될 수 있겠다. 오일머니가 넘치는 곳이니, 하이엔드 시장에 적합한 우리 제품에 매우 적절한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적극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

특히 통증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여, 독일 바이어들은 소아당뇨를 이구동성으로 언급하였다. 독일에는 소아당뇨 환자의 문제가 무거운 모양이다. 당뇨환자는 매일 아침 공복에 혈당을 체크해야 하는데, 어린 아이에게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특히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심적 고통은 어련할까. 한 방문객은 강한 호기심으로 직접 체험을 해보더니, 자기 아이가 12살인데 당뇨를 겪고 있다며, 이 제품을 소아당뇨협회에 적극 추천해주겠다고 한다. 소아당뇨를 대상으로 한 마켓팅 타겟 영역 하나가 구체화되는 셈이다. 적어도 마케팅 전략 포인트로서도 잘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우리 제품 속에는 복숭아씨가 얼마나 들었을까? 

'여행이란 멀리 가서 가까운 진실을 깨닫는 것이다'

방문 바이어들 중에는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매우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채혈침이 아프지 않다는 포스터를 보고, 이런 저런 질문을 쏘아대며 정말 그런지 직접 확인해보겠다며 달려든다. 우리 제품을 체험하려면 손가락에 침을 찔러 자신의 피를 보아야 함에도,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과감히 손을 내밀고, 제품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파악하려 든다. 그렇게 확인하고 나면, 제품의 가치를 진심으로 존중하며 뜨거운 호감을 표현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이 제품의 딜러가 꼭 되고 싶으니, 당장이라도 NDA(비밀유지협약) 혹은 MOU(양해각서)를 맺자고 한다.

한 중국 비즈니스맨도 기억에 남는다. 그는 유창한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 무통 채혈침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 나도 중국에서 동종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한 수 가르침을 받고 싶다. 그 침을 맞아보게 해달라.' 그런 다부진 태도를 보고 속좁게 거부할 수는 없었다. 체험 도구를 꺼내놓으니, 그도 능숙하게 사전 준비를 하고 기다린다. 침을 맞고 나서 놀라움과 함께 진심어린 존중의 뜻을 표하면서, 중국에 딜러를 정해놓지 않았다면 자기에게 우선적으로 연락을 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무림 고수의 깔끔한 뒷모습이 연상되었다. 저 정도의 비즈니스맨이라면, 언젠가는 좋은 협업자로서 혹은 껄끄러운 경쟁자로서 세계 시장에서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

사실 우리가 이 먼 곳에 온 것은 우리 제품을 알아주는 그런 잠재적 파트너들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닌가.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제품이 아직 양산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고 가격이나 마킷팅 전략이 정립되지 않았으니, 추후 반드시 우선적으로 연락을 주겠다고 달래서 돌려보내야 했다. 그런 적극적인 바이어라면 우리는 결코 그들을 잊을 수 없다. 그들은 이미 절반 이상은 우리 파트너가 된 셈이다. 우리 제품을 퍼트릴 준비가 되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우선적으로 그들을 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가 내게 어떤 비즈니스맨이 성공할 것인가를 물으면, 나는 이런 사람들을 예로 들 것이다. 그런 뜨거운 열정과 저돌적인 행동력, 빠른 결정력이 있다면 무슨 사업을 하더라도 결국은 성공하고 말 것이다. 그 개인의 열정과 결정력 등이 비즈니스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너무도 당연하고도 가까운 진실을 독일의 전시장에까지 가서 명백히 확인하였다. 그 가까운 진실을 먼 곳에 가서 새삼 확인하며, 어느새 게을러지고 오만해진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옷깃을 여민다.

'진짜 큰 물고기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

전시회는 자기 자신을 미끼로 내세워 남을 잡고자 하는 그물과 같은 것이다. 자신의 매력을 최대한 잘 보이도록 포장하여 남들의 관심을 끌거나,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타인을 찾아 비즈니스 관계를 엮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중개하는 사람들이 서로 그물처럼 얽히고 섥힐 수 있도록 장을 펼쳐놓는 곳이 바로 전시회다.

우리 로아메드도 전시회의 그런 취지에 잘 부합하도록 노력했다. 비록 전시회에는 처음 참가하지만 대충 결산을 해보니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자평을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전시 제품 중에서 우리 제품을 능가하거나 우리 비즈니스를 위협할만한 경쟁 상대는 발견하지 못하였다. 우리 제품의 효과가 출품한 관련 업계에서는 제법 소문이 났고, 많은 사람들이 그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 부스를 찾아왔다. 여러 딜러들은 적극적으로 반응해주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우리는 당초,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로슈, J&J 등과 같은 글로벌 공룡 마켓터 기업들이 우리 제품을 보고 그 진가를 알아봐주기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그들은 찾아오지 않았다. 아니 아예 전시회에 참가하지도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들은 이 전시회라는 그물이 포용하기에는 너무 힘이 세고 덩치도 컸다. 그들은 이미 세계 의료기기 유통 질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이런 전시회에서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은 그들에게 비효율적이다. 이런 곳에서 자신들의 이미지나 비즈니스 기회를 더 좋아지게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자체 조직이나 얼라이언스를 확고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큰 물고기는 그물로 잡을 수 없다. 우리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고래와 같은 공룡 기업을 잡는 전략을 연구해야 한다. 우리는 고래꿈을 꾸는 새우다.

'잡을 수 있다면 잡아봐'

전시회는 자신의 제품을 자랑하기 위한 자리다. 그래서 가능한한 많은 사람이 자기들의 것을 알아봐주길 바란다. 비즈니스 파트너를 늘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것을 마냥 드러내 놓을 수는 없다. 무턱대고 노출하면 위험이 따른다. 자사의 기술이나 노하우가 경쟁자에게까지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도 열심히 발품을 팔며 돌아다닌 이유는 경쟁기업들의 기술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다들 그렇게 했을 것이다. 경쟁자들의 기술을 파악하여 자신의 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전시회 참가의 주요 목적 중에 하나다. 손자병법에서도 그랬듯이, 나를 알고 남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법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남들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 전시회에 기껏 참가해놓고서는, 가급적이면 보여주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금세 카탈로그를 쥐어주고는 우리의 정체를 밝히면 그제서야 아차 하며 뺏어가려 한 적도 있다. 이런 행태는 주로 작은 부스를 쓰는 약소 기업에서 나타난다. 

공개의 적극성 여부는 전시 기업들의 전략에 따른다. 위험을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공개할 것인가, 아니면 기술 보호를 위해 소극적으로 숨길 것인가. 우리는 후자를 택했었다. 최소한으로 공개하고 최대한 숨기기로 하였다. 참관객에게 우리 제품의 효능은 많이 느끼게 하면서, 샘플 제공이나 구조 설명을 제한하여 우리 기술을 파악하기 어렵게 한 것이다. 우리 제품이 아직 양산 전이고 인증 등의 절차를 완수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기업의 부스를 방문하면 과도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공개하였다. 우리가 동종 제품을 만드는 업체라고 미리 말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샘플 제품을 종류대로 아낌없이 쥐어주기도 하고, 카탈로그가 무겁다고 불평하면 정보가 풍부하게 저장된 USB메모리의 디지컬 카탈로그를 주저없이 준다. 디지털 카탈로그를 가져와서 컴퓨터에 연결해보니 우리같은 신생기업에게는 정말 유익한 데이터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그 인심 좋은 기업이 고맙다. 언젠가 비즈니스 파터너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숨기는 기업의 입장은 백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반면,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기업은 어떤 입장과 철학일까? 그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신들의 귀중한 자료와 장보를 그토록 방만하게 공개하는 것일까? 우리도 언제까지나 소심하게 가리고 숨기며 쩨쩨하게 살 수는 없다. 언젠가는 그들처럼 대범하게 자신감을 드러내고 싶다.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나를 잡을 수 있다면 잡아봐'라는 뜻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제목이다  대범한 기업들의 자신감은 이 영화 제목과 같지 않을까. '베낄테면 베껴보라. 너희들이 베낀다고 해서 우리와 같아질 수 없다. 너희들이 베끼면 우리는 더 신속히 혁신을 해내어 앞으로 달려갈 것이다.' 우리가 가야할 곳이 바로 이런 경지일 것이다.

'칼 좋다고 고수가 된다면, 무림맹주는 온통 대장장이였을 것이다.'

이 말은 내가 만든 말이다. 강의나 컨설팅에서 이 말을 종종 써먹는다. 많은 경영자들이 제품만 좋으면 혹은 기술이나 특허만 좋으면 사업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 과거에 그런 시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물자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때의 이야기다. 지금은 모든 정보가 플랫화되어 세계에서 누구나 자리에 앉아 실시간으로 비교 검색할 수 있고, 어떤 제품이든 수요를 훨씬 초과하여 넘쳐난다. 그리고 선택의 기준이나 취향은 지역별, 세대별, 계층별 등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좋은 제품이라고 해서 그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허로 무장한 우수한 제품이 시장에서 맥없이 실패하는 사례는 훨씬 더 많다.

기술이란 것은 무기와 같은 것이다. 무협지에 나오는 칼과 같다. 명검은 뛰어난 대장장이가 만들지만, 그 명검을 가졌다고 해서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명검이 아무나 일시에 고수로 만들어 주거나 무림 맹주를 만들지 못한다. 하수의 손에서는 아무리 좋은 검도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보유한 사람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고수들이 명검을 탐내어 달려들기 때문이다. 명검은 결국 고수의 손에 있지 않으면 그 가치가 사장되거나 가진 자를 망치게 된다. 

이번 전시회가 우리에게 준 매우 중요한 깨달음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명검을 보유하였지만 고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제품의 효능을 능가하는 경쟁사 제품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니 명검과 같이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였음은 확인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 뛰어난 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루어 세계 시장에서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 리더십, 경영 역량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대로는 우리 제품의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거나, 우리 자신이 망가질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사명은 고수가 되는 일이다. 무공을 연마하듯 필요한 경영 역량을 신속히 갖추어야 한다. '시간이란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다.' 물리학자 존 휠러의 말이다. 시간은 결국 우리 편이 될 것이다. 

메디카 공식 포스터
전시회장 입구

로아메드의 팜플렛
로아메드 최임철 대표와
두 공동대표와, 통역사 송한결 및 허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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