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

[허성원 변리사 칼럼] #68 지식의 값

by 허성원 변리사 2022. 4. 30.

지식의 값

 

대형 선박의 엔진이 고장 났는데 수리할 사람이 없어, 40년 넘은 경력의 엔지니어를 고용했다. 그는 배를 조사한 후 가방에서 작은 망치를 꺼내어 몇 군데를 부드럽게 두들겼다. 그랬더니 엔진이 고쳐져 멀쩡히 다시 작동하는 것이다. 며칠 후에 청구서가 날아왔다. 수리비가 2만 달러다. 선주가 놀라서 물었다. "당신은 별로 한 게 없지 않소? 세부 내역을 보내주시오." 간단한 회신이 왔다. "망치 값 2달러, 망치를 어디에 얼마만큼 두드려야 할지를 아는 값 19,998달러. 합계 2만 달러."

전문지식과 경험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꾸며낸 유머인 듯하다. 실제로 유사한 에피소드가 있다. 삼성그룹의 고 이병철 회장이 골프를 무척 즐겼는데, 한 번은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를 초청하여 함께 라운딩을 하였다.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라운딩 중에 자신의 스윙에 대해 뭔가 조언듣기를 은근히 기대했지만, 다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 이 회장이 결국 조언 한 마디를 부탁했다. 잭 니클라우스의 답은 간단했다. "헤드업하지 마세요!(Do not head up, please!)"

이런 비슷한 상담 경험은 전문직들에게는 드물지 않다. 우리 변리사 업무에서도 특허출원이나 분쟁과 관련하여 상담을 하면, 의뢰인이 먼저 온갖 자료를 들어 한참 설명을 한다. 설명을 다 듣고 나면 대체로 우리의 답은 간단하다. ‘특허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승소가능성이 없습니다.’ 등과 같은 결론에다 그 이유를 덧붙여도 몇 마디면 족하다. 꿈에 부풀어 혹은 절박한 심정으로 복잡한 생각을 안고 찾아왔을 의뢰인에게는 적잖이 허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짧은 조언은 그 전문가가 평생 쌓아온 지식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오랜 학습과 치열한 경험 및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정제되고 축적된 지혜일수록 그 조언은 더 짧고 명료하다. 그런 촌철살인의 지혜는 전문직뿐만 아니라 한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한 기업인, 현장 기술자, 식당 주방장, 농부 혹은 주부 할머니에게서도 들을 수 있다. 그것은 수십 년 걸쳐 축적된 것일 수도 있고, 아픔과 눈물의 인고를 통해 체화된 경험일 수도 있다.

“수(倕)가 활을 만들고 부유(浮游)가 화살을 만들어 주었기에, 예(羿)가 활쏘기에 능할 수 있었다. 해중(奚仲)이 수레를 만들고 승두(乘杜)가 마구를 만들어 주었기에 조보(造父)가 말을 능히 다룰 수 있었다.”(_ 순자 해폐解蔽 편). 예는 요(堯)임금의 신하로서 활로 태양을 쏘아 떨어뜨렸고, 조보는 팔준마가 끄는 마차를 몰고 주목왕(周穆王)의 서방 순수를 수행하였다. 예와 조보가 아무리 뛰어났다한들, 그들을 위해 활과 화살 혹은 마차와 마구를 만들어주는 장인이 없었다면, 그들이 어찌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겠는가.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경영자는 여러 전문 인력들이 각 분야에서 구축한 역량들을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기업의 성공을 도모한다. 지휘자가 여러 연주자들의 연주를 조화롭게 조합하여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를 연출하는 것과 같다. 모든 역량이 중요하지만, 특허는 특히 엄중하다. 기술 전쟁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칼이나 활을 대장장이가 만들었다면, 이 시대 기업의 전쟁 무기를 만드는 대장장이는 변리사들이다. 특허 대장장이의 경험, 역량, 통찰적 지식이 특허 및 그 포트폴리오의 질을 결정하고,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규정한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활보할 수 있게 된 데에 특허 대장장이들이 만들어준 무기들의 역할과 기여를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아직 그 중함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리더나 기업이 적지 않다.

다음 달에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 경매 행사가 열린다. 20년 이상 매년 이어져온 이 자선 행사의 낙찰 금액은 노숙자 지원단체에 기부된다. 그 한 끼 밥값은 대단히 비싸다. 코로나로 중단되기 전인 2019년의 낙찰가가 무려 60억 원에 달했다. 그 기록이 이번에 깨질 가능성이 높다. 이 행사가 올해로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그와의 짧은 만남에서 도대체 어떤 지혜를 얻을 수 있기에 그런 큰 비용도 불사할까? 가르침이란 것은 막힌 벽에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문을 내는 일과 같다고 한다. 필시 누군가의 벽을 뚫어 새로운 문을 여는 통찰의 가르침이 있으리라.

공자가 말씀하셨다.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 _ 論語 里仁篇).’

 
 
A giant ship's engine broke down and no one could repair it, so they hired a Mechanical Engineer with over 40 years of experience He inspected the engine very carefully, from tap to bottom. After seeing everything, the engineer unloaded the bag and pulled out a small hammer. He knocked something gently. Soon, the engine came to life again. The engine has been fixed! 7 days later the engineer mentioned that the total cost of repairing the giant ship was $20,000 to the ship owner. "What?!" said the owner. You did almost nothing Give us a detailed bill." The answer is simple: Tap with a hammer: $2 Know where to knock and how much to knock $19,998 The importance of appreciating one's expertise and experience because those are the results of struggles, experiments and even tears. If do job in 30 minutes it's because I spent 20 years learning how to do that in 30 minutes. You owe me for the years, not the minutes.

 

**
()가 활을 만들고 부유(浮游)가 화살을 만들어 주었기에, (羿)가 활쏘기에 능할 수 있었다.
해중(奚仲)이 수레를 만들고 승두(乘杜)가 마구를 만들어 주었기에, 조보(造父)가 말다루기에 능할 수 있었다.
옛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양쪽에 뜻을 두어 모두에 능한 자는 없었다.

倕作弓(수작궁) 浮游作矢(부유작시) 而羿精於射(이예정어사)
奚仲作車(해중작거) 乘杜作乘馬(승두작승마) 而造父精於御(이조보정어어)
自古及今(자고급금) 未嘗有兩而能精者也 _ 순자 해폐(筍子 解蔽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