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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보호/특허의도

[허성원 변리사 칼럼] #39 볼(視) 것인가 살필(觀) 것인가 헤아릴(察) 것인가

by 허성원 변리사 2021. 8. 29.

볼(視) 것인가 살필(觀) 것인가 헤아릴(察) 것인가

 

"왓슨, 자네는 언제나 보기만 하고 관찰은 하지 않는군." 코난 도일의 추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주인공 셜록 홈즈가 그의 친구 왓슨에게 한 말이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분석하려 노력하라는 지적이다.

공자께서는 인물을 평가할 때, '그 행하는 바를 보고, 그 까닭을 살피며, 좋아하는 바를 헤아려보라'(子曰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_ 論語 爲政編)고 하셨다.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고, 그 행동을 하게 된 연유를 살핀 후, 그가 좋아하거나 편안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려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이 문장에서는 ()’, ‘()’ ()’이라는 세 가지 한자가 쓰이고 있다. 이 세 글자는 모두 '보다'라는 공통의 뜻이 있지만, 미묘하게 그 쓰임이 다르다. 위 말씀을 가지고 그 차이를 새겨보면, '()'는 사람의 행동을 보는 것이니, 단순히 눈을 통해 물리적으로 보는 '목격하다(see)'라는 의미이고, '()'은 왜 그런 행동을 하였는지를 알고자 하는 것이므로, 본 것을 분석하여 파악하는 즉 '관찰하다(observe)'의 의미이다. 그리고 '()'은 상대의 마음을 알고자 하는 것이니, 보이지 않는 관념이나 정서를 '마음으로 이해하거나 헤아리다(understand, read)’의 뜻으로 쓰였다.

'()'가 즉물적으로 눈에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라면, '()'은 차가운 머리로 분석하여, '()'은 따뜻한 가슴으로 헤아려 보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고 다시 돌아보면, 사람을 평가할 때 행동의 겉모습은 눈으로 보더라도, 머리로는 그 까닭을 이해하려 애쓰고, 가슴으로는 그 속뜻을 깊이 헤아려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라는 말씀이 아닌가. 그 높은 가르침에 머리가 숙여진다.

이 가르침은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이나 리더십, 심지어는 기계에 이르기까지 세상만사에 두루 적용될 수 있다. 어떤 사안이 있다고 하자. 지금 돌아가는 현상을 보고(視其所以), 그 까닭을 살핀 다음(觀其所由), 불편 없이 편안히 지속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헤아려본다(察其所安). 그러면 거의 최적의 해결책이 도출될 것이다. 발명 등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위대한 발명은 모두 그 발명자의 독특한 시(), () 혹은 찰()의 결과이다. 어느 관점에 더 치우쳤는가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느리다는 불평을 해결하려 한다. 어떤 이는 당장 고속의 모터를 구입하여 교체하려 할 것이다. 이는 가장 손쉬운 감각적이고도 즉물적인 방법으로서, '()'의 경지의 해결책이다. 다른 이는 고층용과 저층용으로 구분하여 운행하려 한다. 주행시간이 긴 고층용이 저층 영역을 건너뛰어 운행하게 되므로 절대 승강 시간이 단축되어 효율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분석적 해결책은 '()'의 경지라 할 것이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엘리베이터 기업인 오티스는 매우 경제적인 방법을 채택하였다. 엘리베이터 내부의 벽면에 간단히 거울을 부착한 것이다. 효과는 대만족이었다. 오티스는 이용자가 느끼는 저속감이 공간의 폐쇄성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것을 파악하고, 그 해소방법으로서 거울을 선택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거울을 보며 폐쇄감 및 그로 인한 저속감을 완화하거나 잊을 수 있다. 이처럼 이용자의 내면적 욕구를 정확히 헤아린 이 아이디어는 인간의 가슴에 호소하는 '()'의 경지의 해결책이다.

동일한 사물이나 현상도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의 관점에서 본 엘리베이터는 그저 기계에 불과하다. 그래서 문제가 있으면 기계 성능을 높여 해결하려 든다. ()의 단계에서의 엘리베이터는 수송 수단이다. 수송의 경제성과 효율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의 경지에서 본 엘리베이터는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람의 정서적 상황을 고려하여, 그 불편을 해소하거나 달리 전환시키고자 하는 해결책을 도모한다.

이처럼 관점에 따라 대상에 대한 정의와 문제 해결의 방향이 달라진다. 세상만사가 시각의 종속변수라 할 것이다. 그러니 시각이 곧 실력이고 경쟁력이다. 세상일을 눈으로 볼() 것인가, 머리로 살필() 것인가, 혹은 가슴으로 헤아릴() 것인가.

 

 

" 왓슨 ,  자네는 언제나 보기만 하고 관찰은 하지 않는군 ."

 

**
그 행하는 바를 보고,
그 까닭을 살피며,
좋아하는 바를 헤아려보라.

子曰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_ 論語·爲政

 

** 거울
엘리베이터 승객은 그 좁은 공간이 주는 폐쇄감 때문에 그곳을 조속히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의 속도에 더욱 민감하다. 특히 모르는 사람과 함께 타고 있는 불편이 더해지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사람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닮은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 자신과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거울은 내부 공간을 좀 더 크게 확장시켜 보여주기도 하지만, 자신과 똑같이 생긴 그래서 가장 친숙하고 편안한 사람을 곁에 존재하듯이 보여주는 마술 도구이다.
그것이 엘리베이터의 거울이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하는 이유이다.

요즘 '거울'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뉴스나 광고 등 정보를 보여주는 모니터나 프로젝터, 혹은 아예 투명창으로 되어 외부의 경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  엘리베이터 에 거울이 부착되어 있는 이유를 아는가
Do you know why the mirror is attached to the elevator?

Engraving depicting the elevator in the Lord and Taylor Department Store, Manhattan, 1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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