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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토지쟁(犬兎之爭)

by 허성원 변리사 2020. 3. 1.

"한자로(韓子盧)는 천하의 빠른 개이고
동곽준(東郭逡)은 나라 안에서 이름난 꾀 많은 토끼이다.
한자로가 동곽준을 쫓아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돌고 산꼭대기를 다섯 번이나 올랐다. 앞선 토끼는 힘을 다하고, 뒤따른 개도 지쳐 멈추었다. 개와 토끼가 모두 쓰러져, 각자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어떤 농부가 이들을 발견하여 힘들이지 않고 횡재를 하게 되었다"


"韓子盧者 天下之疾犬也. 東郭逡者 海內之狡兔也
韓子盧逐東郭逡 環山者三 騰山者五
兔極於前 犬廢於後 犬兔俱罷
各死其處. 田父見之 無勞倦之苦 而擅其功."

_ 戰國策 齊策三

(擅(천) : 멋대로 하다, 차지하다)


** 이 고사는 개와 토끼의 싸움이라는 의미로 犬兎之爭(견토지쟁)이라 부르고,

농부의 횡재라는 뜻에서 田父之功(전부지공)이라 하기도 한다.
경쟁상대와 서로 다투다가 양패구상(兩敗俱傷)한다고 하여 견토구폐(犬兎俱斃)라 하기도 한다.

서로 다투다 엉뚱한 제3자만 이롭게하는 꼴이기에, 어부지리(漁夫之利) 혹은 방휼지쟁(蚌鷸之爭)과 같은 의미이다.

**

이 이야기는 전국시대 후반 제(齊)나라 순우곤(淳于髡)의 고사이다.
순우곤(淳于髡)은 해학(諧謔)과 변론이 뛰어난 세객(說客)으로서, 왕에게 간할 때 직간하지 않고, 왕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에둘러 간하는 풍간(諷諫)을 잘하기로 유명하다. 그레서 순우곤(淳于髡)은 사마천의 사기 골계열전(滑稽列傳)에도 등장한다. 골계열전은 익살과 재치로 세상을 깨우친 인물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곳.

제선왕(齊宣王)이 위(魏)나라를 치려고 하자, 순우곤은 개와 토끼의 이야기에 이어 다음과 같이 진언한 것이다.
"지금 제나라와 위나라는 오랫동안 대치하느라 군사는 무뎌지고 백성운 피폐하여 있습니다. 강한 진(秦)나라와 대국인 초(楚)나라가 이를 틈타서 '농부의 횡재'을 거두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今齊魏久相峙以頓其兵弊其衆 臣恐强秦大楚承其後 有田父之功] 

이 말을 들은 제선왕은 이내 그 뜻을 거두어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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