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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시아스 예찬 (1/2) 마르시아스 예찬 (1/2) * 올림포스 신들의 연회가 있었다. 풍부히 차려진 연회장이었지만,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한 가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음악이었다. 아테나는 그녀 특유의 지혜와 창의력을 발휘하여 연회를 더욱 즐겁게 하고 싶었다. 둘러보니 식탁에 먹고 버려진 사슴의 넙적다리 뼈를 발견하였다. 잠깐 생각한 후 속을 파내고 보니 멋진 피리가 하나 만들어졌다. 그러고 나자, 문득 메두사가 을 때 들었던 아름다운 고음의 음율이 생각났다. 괴물 고르곤의 세 자매 중 하나인 메두사가 페르세우스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 때, 고르곤 자매들이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가슴으로 토해내는 통곡의 고음 소리는 무척이나 슬펐지만 그래서 너무도 아름다웠었다. 아테나는 그 아름다운 소리를 재현해보기 위해 고음용 피.. 2021. 4. 13.
마르시아스 예찬 (2/2) 마르시아스 예찬 (2/2) [* 아폴론에게 가혹한 형벌을 받는 마르시아스는 이 시대에도 널려있다. 그들은 기업인, 창업가와 같은 리더들이다. 이들은 어쩌다 아테나가 천상에서 지상으로 던져버린 아울로스를 주워, 그것으로 열심히 역량을 갈고 닦아 더 높고 더 빛나는 경지에 도전한다. 그 도전은 항상 실패를 수반하고, 그 형벌은 언제나 산채로 자신의 가죽이 벗겨지는 것과 같은 고통을 주며, 함께 애를 쓴 동료들의 눈물이 그의 고통을 더욱 무겁게 한다. 그가 흘린 피와 동료의 눈물이 이룬 강은 수많은 미래의 마르시아스를 키우는 젖줄이 된다.] * 마르시아스의 이야기는 고대로부터 많은 예술가들의 그림이나 조각 작품 소재가 되어 왔다. 마르시아스와 아폴론의 승부를 그린 그림은 고대의 토기를 장식하는 표면 그림에서 .. 2021. 4. 13.
[허성원 변리사 칼럼] #18 찌그러진 제기와 깨진 밥그릇 찌그러진 제기와 깨진 밥그릇 아들이 졸업을 앞두고 학교 기숙사에서 나올 때였다. 개인 물건들을 싣고 와야 하는데 아무래도 승용차가 좁다. 그래서 아들이 의자 두 개 중 상태가 나쁜 것을 버리자고 한다. 살펴보니 그 의자는 입학 때 샀던 것이다. 등받이가 좌우로 나뉘어져 있고 허리받침도 있어, 바른 책상 자세를 위해 다소 비싼 감이 있었지만 큰마음 먹고 사주었다, 역시 상태는 별로이다. 지저분하고 낡은 데다 등받이는 덜렁거린다. 공간이 부족하니 정말 버리고 가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아들의 체취가 수년간 배어있는 물건을 어찌 함부로 쓰레기장에 버릴 수 있나. 가만히 보니, 달아난 나사를 구해서 채우고 더러워진 걸 닦아내면 그런대로 쓸 만할 것 같다. 그래서 가져가야 한다고 우기며, 부득부득 이래저래 자세를.. 2021. 4. 11.
‘벼리’를 놓치지 마라 ‘벼리’를 놓치지 마라 제문(祭文)이나 축문(祝文)은 항상 ‘벼리 維(유)’ 자로부터 시작한다. 이 글자를 무수히 쓰고 들었지만 그 뜻이나 쓰인 연유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그러다 돌연 궁금하여 사전을 찾아보았다. ‘維’의 훈인 ‘벼리’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한다'라 설명되어 있다. 그물을 조작하는 밧줄이라는 말이다. 오므렸다 폈다 한다고 하니 아마도 당초에는 투망 형태의 그물에 쓰였던 모양이다. 그 뜻을 알고 보니 '벼리 유(維)' 자가 축문 등의 발어사(發語辭)로 쓰이게 된 연유를 대충 짐작할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인 '벼리'를 통해 제관의 정성을 축문으로 전하여, 인간과 귀신을 영적으로 잇게 하려는 정성스런 뜻이라 상정해볼 수 있겠다. 그.. 2021.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