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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원 변리사 칼럼] #11 누구를 보고 달리는가 누구를 보고 달리는가 어릴 때의 한 동네 친구는 밥 먹는 습관이 너무 급했다. 반찬을 듬뿍 덜어 제 밥 위에 올려놓고 마치 뺏기지 않으려는 듯 서둘러 먹었다. 그만그만한 형제들과 워낙 치열하게 경쟁하며 자라서 그렇다고 한다. 그 시절 형제 많은 집들이 대체로 그랬다. 어른들이 과자를 주면 철저하게 똑같이 나누는데, 수량을 정확히 나눠도 누군가가 모양이나 색깔까지 따지면 완벽한 공평을 이룰 수 없다. 그러다 시끄럽게 싸움이 나고 결국 엄마에게 몽땅 뺏겨 아무도 과자를 먹지 못하기도 했단다. 의미없는 경쟁과 견제가 정작 중요한 ‘과자의 행복’을 날려버린 것이다. 전국시대 조양자(趙襄子)가 왕자기(王子期)로부터 마차몰기를 배웠다. 숙달되기 전에 조급하게 왕자기와 경쟁하여, 세 번이나 말을 바꾸어도 모두 뒤졌다.. 2021. 2. 21.
[경남시론] 공자는 '싱어게인'의 우승 순위를 이미 알고 있었다 공자는 ‘싱어게인’의 우승 순위를 알고 있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지지자知之者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 호지자好之者 불여낙지자不如樂之者 _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 최근 인기를 끌었던 오디션 방송인 ‘싱어게인’이 얼마 전에 끝났다. 출연하는 가수들의 가창력이 뛰어난데다, 출연자의 호칭을 익명의 숫자로 명명하여 게임과도 같은 흥미를 유발하였고, 거기다 각자 나름의 인생 스토리까지 재미를 더해주었다. 심사위원들의 진중한 경청 태도와 평가 내용도 좋았다. 특히 그들의 실감나는 리액션은 시청자들의 심리를 잘 대변해주었다. 최종 방송에서 순위는 30호 이승윤, 29호 정홍일, 63호 이무진이 각각 1위, 2위, 3위를 차지하였다. 누가 우승할 것인지 굳이.. 2021. 2. 15.
[경남시론] ‘벼리’를 놓치지 마라 ‘벼리’를 놓치지 마라 제문(祭文)이나 축문(祝文)은 항상 ‘벼리 維(유)’ 자로부터 시작한다. 이 글자를 무수히 쓰고 들었지만 그 뜻이나 쓰인 연유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다 돌연 궁금하여 사전을 찾아보았다. ‘維’의 훈인 ‘벼리’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한다'라 설명되어 있다. 그물을 조작하는 밧줄이라는 말이다. 오므렸다 폈다 한다고 하니 아마도 당초에는 투망 형태의 그물에 쓰였던 모양이다. 그 뜻을 알고 보니 '維' 자가 축문 등의 발어사(發語辭)로 쓰이게 된 연유를 대충 짐작할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인 '벼리'를 통해 제관의 정성을 축문으로 전하여, 인간과 귀신을 영적으로 잇게 하려는 정성스런 뜻이라 상정해볼 수 있겠다. 그물의 '벼리'.. 2021. 2. 11.
같은 일 다른 태도 일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하여 공자가서(孔子家語) 자로초견(子路初見)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 공자의 형에게 공멸(孔蔑)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복자천(宓子賤)과 함께 벼슬에 나갔다. 공자가 공멸 곁을 지나가다 물었다. "네가 벼슬을 하고 나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느냐?" 공멸이 답하였다. "아직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왕의 일에 얽매이니 배운 것을 익힐 수 없어 학문이 밝아지지 못하였습니다. 둘째는 봉록이 적어 묽은 죽을 끓여도 친척을 돌볼 수 없으니 골육들의 사이가 더 멀어졌습니다. 셋째는 공무에 쫓기다 보니 조문이나 병문안을 하지 못하여 친구 사이의 도리를 다하지 못합니다. 잃어버린 세 가지는 이러한 것들입니다." 공자는 마음이 안짢았다. ​이번에는 복자천 곁.. 2021.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