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지지(老馬之智)

늙은 말의 지혜


**

관중(管仲 ~BC645)과 습붕(朋)은 

제환공(齊) 환공(桓公 B.C.685∼643)따라 고죽국을 정벌하였다.  

봄에 떠나서 겨울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는데, 

길을 잃고 헤메게 되자, 관중이 말했다.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할 만합니다."

라고 하며, 늙은 말을 풀어놓고 그 뒤를 따라가자

드디어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또 산중을 이동하던 중에 물이 떨어졌다. 습붕이 말했다. 

"개미는 겨울이면 산의 양지쪽에 살고, 여름이면 산의 음지쪽에 삽니다. 

미집이 한 치 정도이면 그 한 길 이내에 물이 있습니다." 

이에 땅을 파니 곧 물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관중의 총명함과 습붕의 지혜로도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늙은 말과 개미에게서 가르침을 받기를 꺼리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마음이 어리석은데도 성인들의 지혜를 배울 줄 모른다. 

이 어찌 잘못된 일이 아닌가!


管仲、隰朋從於桓公而伐孤竹,春往冬反,迷惑失道,管仲曰:「老馬之智可用也。」乃放老馬而隨之,遂得道。行山中無水,隰朋曰:「蟻冬居山之陽,夏居山之陰,蟻壤一寸而仞有水。」乃掘地,遂得水。以管仲之聖,而隰朋之智,至其所不知,不難師於老馬與蟻,今人不知以其愚心而師聖人之智,不亦過乎。 




**

이 고사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늙은 말의 지혜" 즉 "노마지지(老馬之智)"이다. 이를 "늙은 말이 길을 안다"(노마식도 道, 혹은 노마지도 知道)라고도 한다.


**

"노마지지(老馬之智)"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리 해석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는 젊음의 패기나 열정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혹은,

   - 아무리 하잖은 미물이라도 나름의 장기가 있으니 무시해서는 안된다.


**

하지만, 한비자의 가르침은 명백하다. 

    관중이나 습붕과 같은 지혜로운 사람들도 자신의 지식이나 역량이 부족할 때에는 하잖은 미물의 도움을 받는데 거리낌이 없다. 하물며 보통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타인의 가르침을 받는 데 있어 체면이나 자존심이 걸림돌이 되어서야 되겠느냐는 따끔한 지적이다.



**

공자께서도 불치하문(不恥下問,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 하지 말라)을 가르치셨다.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공문자(子, ()나라의 대부)는 

어찌하여 '문()'이라는 시호를 갖게 되었습니까?"

공자()는 답하였다.
 "영민하여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았기에 

'문(文)'이라는 시호를 갖게 된 것이다"

子貢問曰: 「孔文子何以謂之文也? 」 子曰: 「敏而好學, 不恥下問, 是以謂之文也._ 語 


**
'공자
천주(穿)'(공자가 구슬을 꿰다)라는 말도 있다. 

공자가 진()나라를 지나갈 때 어떤 사람에게 진기한 구슬을 얻었는데, 이 구슬의 구멍이 아홉구비나 되었다. 이것을 실로 꿰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성공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까이 있던 뽕밭에서 일하던 아낙네에게 그 방법을 물어, 개미 허리에 실을 매고 구슬 구멍 반대편에 꿀을 발랐더니, 개미가 꿀 냄새를 맡고 바늘을 통과하여 구슬을 꿸 수 있었다. 이처럼 공자는 배우는 데에 있어서 나이나 신분의 고하를 따지지 않았다. 송()의 목암선경()이 편찬한 "조정사원()"에 나오는 고사이다.


**

우리의 한 고객사인 리노공업에 가면 회사 군데군데에 다음과 같은 스티커가 붙어있다.

"물어봐라!"


  간단하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말이다.

  모르면 언제라도 누구에게든 물어보면 된다. 

  남에게 물어보고 배우는 것을 주저하는 데서 배움의 기회를 놓치게 되고,  잘 알지 못하면서 섣불리 예단하여 일을 망치게 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라는 뜻이다.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